대부분 임기 말·종료 뒤 수사… 朴대통령 레임덕 빨리 올수도 출범 2년 2개월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 이완구 국무총리 등 핵심 실세들이 검찰의 비리 수사 대상에 오른 것은 박근혜정부 이전 정부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역대 정권에서도 대통령의 집권 기반을 뒤흔들 만한 핵심 측근들의 권력형 비리 사건이 예외 없이 불거졌지만, 대부분 임기 말이나 임기 종료 후에 수사가 이뤄졌다. 이 때문에 정치권 안팎에서는 14일 ‘성완종 리스트’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박근혜 대통령의 레임덕이 이전 대통령들보다 크게 앞당겨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전 정부에서 대통령의 친·인척이나 핵심 실세들의 비리에 대한 사법 처리는 거의 ‘임기 말 현상’으로 여겨져 왔다. 현직 대통령의 친·인척이나 핵심 실세들이 ‘소통령’ 또는 ‘○○대군’ 등의 별칭이 붙을 정도로 비리 의혹이 끊이지 않았음에도, 검찰 수사가 ‘살아 있는 권력’을 겨냥하지는 못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전임 이명박정부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멘토’로 통했던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2012년 4월 서울 양재동 복합유통단지 ‘파이시티’ 인허가 청탁 대가로 8억여 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이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도 그 해 7월 저축은행 등에서 7억여 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고, 그의 측근인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2차관도 5월에 구속됐다. 모두 이 전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해에 벌어진 일이었다. 이명박정부가 밀어붙였던 해외 자원 개발 사업이나 4대강 사업 등에 대한 수사 역시 박근혜정부 들어 시작됐다.

노무현정부에서는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2003년 10월, 안희정 현 충남지사가 같은 해 12월 각각 구속되는 등 임기 첫해부터 측근 비리 수사가 이뤄졌다. 하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건평 씨는 이명박정부 출범 이후인 2008년 12월 농협의 세종증권 인수에 관여한 혐의로 구속됐다. 김대중정부에서는 홍일·홍업·홍걸 등 김대중 전 대통령의 1∼3남이 모두 기소됐지만, 이 역시 임기 말 또는 임기 종료 이후에 이뤄졌다. 임기 마지막 해였던 2002년 5월 김홍걸 씨가, 6월 김홍업 전 의원이 각각 구속된 데 이어 2003년 6월에는 김홍일 전 의원이 불구속 기소됐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 현철 씨도 임기 마지막 해였던 1997년 5월 구속됐다. 노태우정부의 최고 실세로 불렸던 박철언 전 의원도 김영삼정부 출범 이후인 1993년 5월 슬롯머신 업체의 세무조사 무마 청탁 대가를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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