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지 단원고 스쿨닥터“세월호 생존 학생들은 사고가 발생한 지 1년이 다 됐지만 여전히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어요. 지속적인 관심과 치료가 필요합니다.”

지난해 7월부터 경기 안산시 단원고 마음건강센터에서 세월호 생존 학생들을 대상으로 심리치료를 해온 김은지(37·정신의학과·사진) 스쿨닥터는 14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1주기가 다가오면서 생존 학생 75명이 사고 당시를 떠올리며 심리변화와 트라우마 증상을 보이는 ‘기념일 반응’이 나타나 지난달 학생과 교사를 상대로 교육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억제된 감정과 슬픔을 잠깐 느끼며 지나가는 게 보통이지만 심한 경우 깊은 우울증과 불면, 분노, 고립, 무력감 등을 경험하거나 극단적 행동을 보일 수도 있다”며 “교사들과 협력해 위험해 보이는 학생을 보살피고 부모님도 자주 만나 상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에게는 심리적 증상 외에 허리와 무릎, 팔 등의 통증과 두통, 피부질환, 과민성 대장증후군 등 신경·피부·소화기 계통 질환도 복합적으로 관찰된다고 한다. 김 닥터는 “심한 증상을 보인 학생들은 초기에 심리치료를 받았지만 아직도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PTSD)과 우울증을 호소해 당분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학생들이 세상에 대한 불신감이 깊고 외부 영향을 많이 받는 데다, 1주기 및 고3 입시 부담까지 한꺼번에 찾아와 어느 때보다도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김 닥터는 “학생들의 트라우마는 없애야 할 병이 아니다”며 “현실적으로 이를 인정한 뒤 극복할 수 있다고 반복 설득함으로써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닥터는 “경황이 없어 트라우마를 돌보지 못했던 교사들에게도 치료를 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안산=오명근 기자 om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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