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자연의 아름다움 속에서 사람들은 각자 안식을 찾으려 하고 휴식을 취한다. 2014년 작.  김영화 화백
대자연의 아름다움 속에서 사람들은 각자 안식을 찾으려 하고 휴식을 취한다. 2014년 작. 김영화 화백
“김효주의 캐디백 속에 뜯지 않은 김밥 두 줄과 딸기 한 통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는 어느 기사를 보면서 왠지 짠한 알갱이들이 목구멍으로 올라왔습니다.

인간의 욕망은 어디까지이며, 그 욕망을 좇는 우리 인간의 기대치는 어디까지인가를 생각해 봅니다. 김효주는 올해 초부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파운더스컵에서 첫 승을 거두며, 연속 대회 출전으로 피로가 겹쳐 체력이 고갈되었습니다. 그런 몸으로 스폰서가 주최하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개막 대회에 무리하게 출전을 강행하다가 그만 병원 신세까지 져야 했습니다.

그는 얼마나 쉬고 싶었을까요. 하지만 메인스폰서 측은 흥행을 위해 그의 휴식에 대해서는 관심 밖이었을 겁니다. 김효주 역시 메인스폰서와의 계약 내용 때문에 무리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한때 세계랭킹 1위에 오르면서 LPGA를 호령하던 신지애와 닮은꼴입니다. 신지애는 한때 일본과 미국, 유럽, 한국까지 3개 대륙을 날아다니면서 8개 대회 출전을 강행한 적이 있습니다. 너무도 무리한 일정이었습니다. 결국 체력적 부담은 그를 슬럼프에 빠트렸고 다시 정상으로 올라오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도 1년에 20개 대회 정도만 출전합니다. 보통 5개 대회 정도 출전한 후에 1, 2주를 쉽니다. 하지만 한국 선수들의 경우엔 감이 좋을 때 더 출전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습니다. 자기관리 소홀이라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부모님의 권유로, 스폰서와의 관계 때문에, 내 자신의 욕심으로 인해서 ‘오버 페이스’를 해 결국 사라진 스타들도 참 많습니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청야니가 최근 극도의 슬럼프에 빠져 있는 것 역시 많은 전문가는 거리를 내기 위해 너무도 파워풀한 샷을 구사한 것과 무리한 스케줄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김효주는 1라운드에서 “샷 도중에 눈이 감길 정도로 힘들었다”고 토로했습니다. 우리의 지나친 욕망이 그를 필드로 내몰지는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우리의 지나친 기대치가 쉴 수 있는 시간조차 빼앗지 않았나를 생각해 봅니다.

도고익안(道高益安), 세고익위(勢高益危)란 말이 떠오릅니다. 도는 높을수록 더욱 편하지만, 권세는 높을수록 더욱 위태롭다는 뜻입니다. 생각해 봅니다. 끝없이 욕망을 좇다가는 결국 위기를 맞게 될 것입니다. 반면에 도는 아무리 좇아도 편안함을 만들어 준다고 합니다. 삶의 궁극적 목적이 단지 욕망실현만은 아닐 것입니다. 행복해지기 위해서 일을 합니다. 이제 삶에 쉼표를 찍고 그루터기에 앉아서 맑은 공기도 마시고 예쁜 꽃구경도 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안부도 물어보는 것이 어떨지요.

이종현 시인(레저신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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