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전문가 Q&A서류·글 추가 발견해도 증거

신빙성 판단 뒤 증명력 인정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정치인들의 사법 처리 가능성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남긴 메모나 언론 인터뷰 등은 법원에서 증거로 채택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증명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비자금 장부, 계좌추적 증거, 목격자 진술 등이 필요하다. 오승원 변호사, 김현 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 노영희 전 대한변호사협회 수석대변인 등 전문가들에게 사법처리 요건과 전망을 알아봤다.

◇성 전 회장 메모 등 증거채택 가능…증명력은 추가 증거로 판단=성 전 회장이 남긴 메모와 언론 인터뷰 녹음파일은 법정에서 증거로 채택된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형사소송법에서는 진술자가 사망한 경우 진술자가 작성한 것으로 인정되는 진술에 대해 증거능력을 인정하고 있다. 검찰은 성 전 회장의 메모가 자필로 작성됐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성 전 회장의 인터뷰 내용이 담긴 녹음파일 역시 성 전 회장 육성임이 확인되면 증거능력이 인정된다. 성 전 회장이 남긴 글이나 서류가 추가로 발견된다면 이 역시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증명력을 인정할지는 별개의 문제다. 다른 증거들을 종합해 법관이 신빙성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검찰이 수사를 통해 추가 증거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메모와 육성파일의 증명력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홍준표, 돈 전달자 진술이 중요=홍준표 경남지사가 2011년 한나라당 대표 경선 당시 성 전 회장에게서 1억 원을 받았다는 의혹은 돈을 중간에서 전달한 윤모 씨의 진술이 중요하다. 성 전 회장의 진술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윤 씨가 장소, 시기,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증언할 경우 홍 지사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처벌을 받을 수 있다. 공소시효(7년)도 충분히 남아 있다. 검찰은 윤 씨에게 1억 원이 흘러간 것을 이미 확인했고, 홍 지사 측은 ‘배달사고’ 가능성을 흘리고 있는 상황이다. 윤 씨와 홍 지사의 행적, 이들 주장의 신빙성을 따지면 사실관계를 밝힐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기춘·허태열은 공소시효 지나…뇌물죄 구성도 쉽지 않아=성 전 회장으로부터 2006년 10만 달러를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2007년 7억 원을 받은 의혹을 받고 있는 허태열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기소가 어려울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들이 돈을 받을 당시의 정치자금법 위반죄 공소시효(5년)는 이미 지나갔다. 불법 정치자금 수수 사실이 확인되더라도 정치자금법 위반으로는 처벌이 불가능하다. 검찰은 뇌물죄 적용 가능성을 비치기도 했지만 뇌물죄는 정치자금법에 비해 범죄 혐의 입증이 훨씬 까다롭다. 뇌물죄는 직무관련성, 대가성이 입증돼야 한다. 김·허 전 실장은 돈을 받을 당시 야당 국회의원 신분이어서, 성 전 회장이 구체적인 법령 개정 등을 요구했다면 뇌물죄 성립도 가능하다. 하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대가를 바라고 돈을 전달했다는 정황이나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

◇홍문종·서병수·유정복·이병기, 구체적인 진술 나와야=성 전 회장 메모에 이름과 돈 액수가 적혀 있는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 서병수 부산시장, 유정복 인천시장과 이름만 올라 있는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추가로 구체적인 진술이 나오지 않는다면 기소가 불가능하다. 성 전 회장이 돈을 언제, 어디서, 어떻게 전달했는지에 대한 진술을 남겼는지가 중요하다. 돈을 건넨 시점도 관심 사안이다. 성 전 회장이 이들에게 2012년 대선 무렵에 돈을 줬다면 공소시효 문제는 없다.

조성진·김동하 기자 threemen@munhwa.com
조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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