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겪어보니 회의감 들어… 차라리 창업 · 대학원 진학” 부모 도움·실업급여로 생활… 작년 신입 ‘1년內 퇴사’ 25%

서울 명문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J(28) 씨는 어렵게 입사했던 외국계 기업을 1년 만에 그만둔 뒤 현재 1년 6개월 동안 실직상태에 있다. 퇴사 후 한동안은 새로운 직장을 구하려 시도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재취업을 포기했고 지금까지 마땅한 일 없이 쉬고 있다. J 씨는 “한때는 재취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다시 경쟁과 조직문화 속에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자신이 없다”며 “창업이나 대학원을 가면 갔지 다시 취업시장에 뛰어들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한 사립대를 졸업한 K(27) 씨도 전 직장을 퇴사한 지 5개월 째지만 현재 재취업 준비는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다. K 씨는 “대학 때는 취업에 목을 맸지만 한번 직장생활에 회의감을 느껴보니 더 이상 취업에 집착하고 싶지 않다”며 “실업급여가 끊겨 돈이 없는 게 걱정되기도 하고 미래에 대한 불안함도 있지만 재취업할 의사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직장을 그만둔 뒤 재취업을 포기한 채 부모님의 경제력이나 실업급여에 의존해 생활하는 20∼30대 ‘재포자(재취업 포기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 어렵사리 취업했지만, 불합리한 조직문화와 근무환경에 실망해 취업 대신 ‘백수의 길’을 택하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고용정보원 통계에 따르면, 직장을 그만둔 뒤 실업급여를 받는 20∼30대가 계속해서 늘고 있다. 지난 2014년 20∼30대 실업급여지급액은 1조5639억9375만 원으로 3년 전인 2012년 1조4690억6447만 원보다 약 950억 원이나 증가했다. 올해 3월 20∼30대에게 지급된 실업급여 지급액 만해도 1420억3377만 원으로 1년 전인 2014년 3월의 지급액 1275억9885만 원보다 약 144억 원(11.3%) 늘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해 발표한 ‘2014년 신입사원 채용실태’에서도 대졸 신입사원의 1년 내 퇴사율은 25.2%로 집계됐다. 퇴사 이유로는 ‘조직 및 직무적응 실패’(47.6%)가 가장 높았고 ‘공무원과 공기업 등 취업준비’는 4.5%에 그쳤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20∼30대 가운데 취업 의지가 없는 상태에서 실업급여를 악용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며 “그 때문에 20∼30대의 경우 전 직장 근무기간 및 보험가입 기간에 따라 최대 6∼7개월까지만 실업급여를 받도록 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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