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부. 위기의 한국교육 - (6) 정규교과화 되는 인성교육“인성교육은 서로에 대한 배려입니다. 남을 생각하는 마음을 키워주는 것은 유아 시절 가정에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VS “학교에서 하는 인성교육은 원론적인 것에 그칠 뿐입니다. 학생들의 마음에 들어가지 않는 원론적인 교육은 의미가 없습니다.” 지난해 4월 세월호 참사를 비롯, 한국 사회는 여러 가지 대형 사건·사고를 겪으면서 인성교육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그래서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인성교육진흥법이 통과됐고 이 법은 오는 7월부터 시행, 인성교육이 필수로 학교 현장에서 실시된다.

하지만 1995년부터 대두한 인성교육이 20년이 지난 뒤 다시 강조되는 것에 대해 우려와 함께 이를 어떻게 학교 현장에 접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나오고 있다.

◇1995년부터 인성교육 대두 = 인성교육은 지난 1995년 ‘5·31 교육개혁 방안’에서 실천 중심의 인성교육이 강조된 뒤 그 중요성이 점점 더 강화되고 있다. 20년 전부터 인성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됐지만 아직 제자리를 찾지 못해 필수 교과로 다시 등장하는 것이다. 1995년에는 개인의 창의성과 더불어 집단 지성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데 필수적인 협력과 상호존중, 배려, 정직 등이 지식정보화 시대에 꼭 필요한 인성역량이라고 강조했다.

교육과정에서 명시적으로 인성을 강조하기 시작한 것은 2009년 개정 교육과정부터다. 창의·인성을 강조한 2009년 개정 교육과정은 다양한 창의적 체험활동을 통해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는 인성교육을 강화하도록 했다. 학년군·교과군을 고려한 최소 필수 학습 내용을 정하고 교과 내용을 20% 감축 조정하는 등 학습자의 수준과 흥미를 고려한 수업 실현으로 창의력과 인성교육을 강화했다. 이를 2012년 7월에 고시하기도 했다.

◇다시 시작하는 ‘인성’ 처음이 중요 = 박근혜정부에서는 2013년 6월 ‘인성교육 중심 수업 강화’가 국정과제로 채택됐다. 구체적인 추진 내용은 먼저 인성덕목과 교과 핵심 내용을 체계화해 수업에 반영하고 둘째, 지식 전달 위주의 수업을 협력학습·토론학습 등 학생 활동 및 참여 중심의 수업으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학습 결과와 함께 학습과정까지 충분히 평가에 반영되도록 프로젝트 평가, 동료 평가, 수행평가 등 과정중심평가로 평가 방법을 개선하는 것이다.

하지만 인성교육이 학교 현장에서의 학습으로 다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는 지적이 현장에서 나오고 있다. 인성교육은 학교뿐만 아니라 가정에서의 교육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주변 상황은 무시한 채 화를 내고 소리만 지르는 엄마가 있다고 가정하자. 이 아이는 정서적으로 공감과 배려를 경험하지 못하는데 이 아이에게 학교에서의 인성교육은 공허한 메아리가 될 수밖에 없다. 다른 사람을 헤아리는 마음이 무엇인지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방법을 모르는 것이다. 인성교육진흥법에도 지속적이고 실천적인 경험이 바탕이 되는 인성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울산의 한 중학교 교사는 “날로 심각해지는 학교폭력과 ‘왕따’에다 사이버 폭력까지 더해지고 있어 학교 현장의 교사들도 ‘인성교육 강화’의 필요성을 공감한다”면서도 “7월부터 인성교육이 필수로 시행되지만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는 아직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협력학습·토론학습 강화, 학습과정의 평가 반영 등을 이야기하지만 이런 방법은 과거에도 시행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전지역의 한 고교 교사는 “인성교육이 계량화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입시 등에 반영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한국의 교육 현장에서 입시에 반영되지 않는 교육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 또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신선종 기자 hanul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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