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칼스루헤기술연구소의 주방 도우미 로봇 ‘아르마트’.
독일 칼스루헤기술연구소의 주방 도우미 로봇 ‘아르마트’.
영국 몰리 로보틱스의 ‘로봇 셰프’.
영국 몰리 로보틱스의 ‘로봇 셰프’.
3D 프린팅기능 갖춘 英 로봇, 25분만에 게살수프 만들어내日선 오코노미야키 요리 성공… 라면 1분 40초만에 내놓기도

지난 1999년 개봉한 미국 영화 ‘바이센테니얼 맨’에는 집 안에서 요리하고, 청소하고, 아이들까지 돌보는 ‘로봇 집사’ 앤드루가 등장한다. 지칠 줄 모르는 체력과 능력은 물론이고 다정함과 창조력까지 갖춘 앤드루는 곧 ‘인간’ 가족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가 된다.

영화가 아니라 현실에서도 ‘로봇 셰프’가 만들어내는 최고급 요리를 집 안에서 편안히 앉아 즐기는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14일 영국의 로봇제조회사인 몰리 로보틱스가 독일 하노버 산업기술박람회에서 ‘로봇 셰프’를 공개해 큰 관심을 끌었다고 보도했다. 두 팔로만 이뤄진 ‘로봇 셰프’는 전시장에서 25분 만에 게살 크림수프를 만들어내 감탄을 자아냈다. 3D프린팅 기능까지 갖춘 이 로봇은 미리 프로그래밍된 BBC 요리경연프로그램 마스터셰프의 우승자 팀 앤더슨이 제공한 레시피로 수프를 만들어냈다고 FT는 전했다. 물론 아직 한계는 있다. 휴머노이드형(인간형)이 아니라 부착형이어서 이동이 불가능하고, 칼을 사용할 수 없으며, 정해진 위치에 놓여있는 재료로만 요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FT는 몰리 로보틱스사의 이 로봇을 ‘차세대 주방 로봇’으로 높이 평가했다.

로봇은 산업과 군사부문을 넘어서 이미 일상생활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대중화된 로봇청소기가 대표적인 예이다. 특히 로봇 선진국인 일본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로봇 셰프들이 개발되고 있다. 야스카와(安川)전기가 개발한 모토맨(Motoman)은 최근 한 행사에서 일본의 전통적인 요리인 오코노미야키를 만들어내 큰 박수를 받았다. 야스카와 전기는 산업용 로봇팔을 주로 만들어내는 회사로, 모토맨도 몰리 로보틱스사의 ‘로봇 셰프’처럼 두 개의 로봇 팔로 이뤄진 형태이다. 역시 일본 회사인 스쿠제 사는 일명 ‘스시 로봇’을 개발해 큰 관심을 받기도 했다. 맛있는 초밥을 만들기 위해서는 손으로 밥알을 살짝 쥐고 누르는 정교한 기술이 필요하다. 회사 측은 ‘스시 로봇’의 섬세한 기술을 토대로 장애인들을 위해 실제 손의 감각과 흡사한 로봇 손을 개발 중이다.

지난 2013년에는 폴란드 대학생들이 로봇 기술과 3D프린팅 기능을 이용해 쿠키를 만들어내는 일명 ‘파티셰 로봇’을 개발한 적이 있고, 독일 칼스루헤기술연구소(KIT)는 부엌에서 잔심부름을 하고 설거지와 뒷정리까지 하는 주방 도우미 로봇 ‘아르마르’를 선보여 관심을 끌었다. 앞서 지난 2009년 일본 나고야(名古屋)에서는 주문부터 서빙까지 전 과정을 자동화한 라면가게가 선보인 적이 있다. ‘화(FA)멘’이란 이름의 이 가게에서는 일명 ‘라면 로봇’이 약 1분 40초 만에 라면 한 개를 완성해 손님 앞에 내놓는다. 2012년에는 중국 하얼빈(哈爾濱)에서 로봇이 국수를 삶는 식당이 문을 열기도 했다. 하지만 라면로봇과 국수로봇은 한정된 기능만 있는 초기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로봇 개발회사들이 ‘로봇 셰프’를 포함해 개인용 로봇 개발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시장성이 있기 때문이다. 국제로보틱스연맹(IFR)에 따르면, 지난 2012년 경우 개인용 로봇 판매대수가 전년 대비 35% 성장했다. 이 같은 성장세는 향후 2년간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것은 노인 및 장애인들을 위한 도우미 로봇이다. 일본 파나소닉사는 최근 버튼만 누르면 휠체어로 변하는 ‘트랜스포머 침대’를 내놓았고, 도시바(東芝)는 치매환자용 로봇을 선보였다. 영국 왕립 런던칼리지는 최근 유럽연합(EU)과 손잡고 400만 유로(약 47억 원)의 기금을 조성해 장애인 보조용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오애리 선임기자 aer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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