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이름 빼달라 요청하고 후원 받은 의원 선제 공개도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와 녹취록 등의 연이은 공개를 전후로 검찰이 총 240억∼250억 원 규모로 파악되고 있는 경남기업 비자금의 용처를 추적하고 나서면서 정치권 전반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특히 비공식적이고 음성적인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받았을 것으로 보이는 적지 않은 국회의원들이 수사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회의원 총선거를 1년여 앞두고 있어 어떤 이유에서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과의 관계가 알려지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성 전 회장의 후원을 받은 일부 의원들은 그 자금의 불법성과 선제 공개 가능성 여부를 검토하고 나섰고, 이에 따라 시시각각 터져 나오는 뉴스에도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성 전 회장이 이끈 충청포럼 멤버인 한 새누리당 의원은 16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충청 지역을 더 사랑하자는 측면에서 만들어진 충청포럼이 비리와 로비의 온상으로 인식돼 매우 당혹스럽다”면서 “혹시나 언론에 내 이름이 나오면 (언론사 측에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 전 회장의 부탁을 받아 구명에 나섰던 한 중진 의원도 “그냥 알고 지내는 사이여서 몇 번 얘기를 들어준 것뿐인데, 마치 내가 성 전 회장의 돈을 받은 로비스트인 것처럼 보일까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여권의 한 핵심 관계자는 “성 전 회장이 의리가 있다고 평가하는 사람들은 결국 성 전 회장의 돈을 받아서 성 전 회장의 심부름을 잘한 의원들”이라며 “(심부름 잘한 의원들은) 의리 있다는 성 전 회장과 언론의 평가가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한 초선 의원은 “총선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 언론에 이름이 나오면 로비 자금을 받은 것처럼 보일 수 있다”면서 “그런 면에서 평소 성 전 회장과 친분이 있던 의원들은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새누리당의 한 재선 의원은 “새정치연합의 김한길 의원과 박수현 의원이 성 전 회장과 친분이 있고, 후원금을 받은 바 있다고 자진해서 밝혔는데, 이 또한 의원들의 깊은 고민이 반영된 고해성사가 아니겠느냐”고 전했다.

김만용·윤정아 기자 my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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