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출발 105명 탄 배서 이슬람교도 15명이 범행 “인간사슬로 더 큰 피해 막아”… 伊경찰, 주동자 체포해 조사

지중해를 건너던 난민선에서 이슬람교 대 기독교 간 ‘종교전쟁’이 벌어진 끝에 기독교인들이 바다에 던져져 숨진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최근 중동과 북아프리카를 떠나 유럽으로 가려던 난민들이 선박 사고로 목숨을 잃는 사건이 계속되면서 국제사회의 소극적인 대응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6일 AP, AFP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 팔레르모 경찰당국은 105명의 난민들을 태우고 지난 14일 리비아에서 출발한 난민선에서 종교적 이유로 분쟁이 일어나 15명의 이슬람교도가 12명의 기독교도를 바다에 내던지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경찰 당국은 기독교를 믿는 나이지리아와 가나 난민들을 바다에 빠트려 숨지도록 주도한 혐의로 세네갈, 코트디부아르, 말리 출신의 이슬람교도들을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 사건에 대해 증언한 난민선 탑승객들은 이슬람교도들이 자신들 역시 바다에 버리려 했다며 “인간 사슬을 만들어 위기를 모면했다”고 털어놨다.

또 국제난민기구(IOM)는 난민들을 싣고 리비아를 출발한 소형 고무보트가 같은 날 오전 지중해에서 침몰해 41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이 배에는 나이지리아, 가나 등에서 온 난민 45명이 타고 있었으나 배가 가라앉으면서 4명만이 이탈리아 해군 함정에 의해 구조돼 이탈리아로 옮겨졌다.

최근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 정세 악화로 이 지역 난민들이 유럽행을 시도하다 지중해에서 목숨을 잃는 참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2일에도 리비아에서 승객 550여 명을 태우고 출발한 선박이 전복돼 40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IOM은 올해 들어 숨진 난민들만 해도 900명에 이른다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96명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탈리아 해안경비대에 따르면 지난주 금요일부터 리비아에서 이탈리아로 건너온 난민들이 최소 1만 명에 달한다. 2000년대 이후 지중해에서 숨진 난민들은 약 2만2000명이다.

중동·아프리카 난민들의 유입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이탈리아는 유럽연합(EU)의 소극적인 난민 대책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6일 파올로 젠틸로니 이탈리아 외교장관은 “난민들을 위한 해양 순찰 및 구조 비용의 90%를 이탈리아가 부담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해 EU로부터 적절한 응답을 듣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앰네스티와 휴먼라이트워치 등의 인권단체들도 성명을 발표해 EU의 추가적인 대응책 마련을 촉구했다. 나타샤 베르토드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우리는 난민 문제에 묘책을 갖고 있지 않다”며 “EU 집행위 혼자서 모든 일을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EU 집행위는 다음 달 종합적인 난민 대책을 발표할 예정으로, 국경통제 강화와 회원국 부담 공유 등의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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