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취파일·메모지에 거론된 여권인사·주변인 내주소환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대전지검장)은 성완종(64) 전 경남기업 회장이 자살 직전 자신의 최측근이었던 박모 전 경남기업 상무와 이모 전 비서실장을 만난 사실에 주목하고, 이번 수사의 ‘키’를 쥐고 있는 이들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녹취내용과 메모지에 적힌 여권 핵심인사들의 주변 관계자들을 대거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특검까지 거론하며 정치개혁 차원의 광범위한 수사를 요구해 성 전 회장의 ‘특사 의혹’과 관련한 야권 인사들에까지 수사 범위가 확대될 전망이다.
검찰은 지난 15일 경남기업 및 성 전 회장 측근 자택 등에서 확보한 압수물에 대한 분석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서류형태의 자료 가운데 자금전달 내역을 담은 ‘성완종 장부’는 없는 것으로 확인한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대신 성 전 회장이 죽기 전날 시내 모처에서 최측근인 박 전 상무와 이 전 실장을 만난 사실을 확인하고 이르면 이번 주말 이들에 대한 첫 소환 조사를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성 전 회장이 두 사람에게 자신이 로비를 한 정치인들과 관련된 자료를 구두 혹은 서면으로 넘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검찰은 추측하고 있다. 검찰은 박 전 상무와 이 전 실장 등 성 전 회장의 측근들로부터 압수한 컴퓨터와 휴대전화에 저장된 디지털 정보, 차량 내 고속도로 하이패스 기기 이용 기록, 신용·체크카드 사용 내역 등을 집중적으로 분석해 정치권 로비와 관련된 추가 증거 확보 및 이들의 구체적인 동선까지도 살펴보고 있다.
한편 이번 수사가 이완구 국무총리 등 여권 핵심인사들뿐만 아니라 야권까지 확대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이미 성 전 회장의 컴퓨터 하드디스크에서 불법 후원금을 야당 국회의원들에게 전달한 정황이 포착된 데다 성 전 회장이 노무현정부 시절 2차례나 특사를 받은 배경에 대해서도 의혹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이 확보한 성 전 회장의 일정표에도 그가 여야를 가리지 않고 국회의원들과 친분 관계를 유지한 정황이 있는 데다 일부 야당의원은 성 전 회장으로부터 후원금을 받은 사실을 털어놓기도 했다. 박 대통령 역시 특검까지 거론하며 “이번 기회에 우리 정치에서 과거부터 현재까지 문제가 있는 부분은 한번 완전히 밝힐 필요가 있다”고 말해 수사가 광범위하게 전개될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검찰이 최근까지 경남기업의 자금을 책임진 한모 부사장뿐만 아니라 이전(2002∼2008년) 회계책임자인 전모 전 상무를 수사대상으로 꼽고 있는 것 역시 수사가 여권 인사들에게만 머물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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