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출신 여·야의원에 ‘포럼’ 가입신청서 발송… 특별한 날에 선물·화분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야권 인맥 관리는 “인간관계가 모든 것을 해결해준다”는 그의 철학에서 시작된 것으로 분석된다.

성 전 회장은 새누리당 전신인 민정당에서 정치를 시작했지만 그의 인맥 관리는 여야를 뛰어넘어 전방위적으로 이뤄졌다. 이에 따라 결국 야당도 ‘성완종 리스트’ 파문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7일 여야 정치권에 따르면 성 전 회장은 야당 의원 보좌관 출신을 채용하거나 자신의 인적 네트워크 구성을 위해 만든 ‘충청포럼’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인맥 관리를 해왔다. 성 전 회장의 ‘그림자 6인방’으로 불리는 핵심 측근들 중 박모 온양관광호텔 대표와 정모 경남기업 인사총무팀장은 각각 새정치민주연합 추미애 최고위원 비서, 김한길 전 대표 보좌관 출신이다. 야당 인맥 관리를 위해 성 전 회장이 이들을 영입하고, 이들 역시 입사 후 성 전 회장이 기대했던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추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성 전 회장은 고인이 된 순간 사건이 일어나서 알게 된 사람”이라며 “(박 대표가) 우리 방을 떠난 지 17년이 지나 사회적으로 주목받는 인물이 된 것도 어제 확인을 거쳐 알게 됐다”며 의혹을 일축했다. 김 전 대표 측 역시 “성 전 회장과 김 전 대표가 과거 ‘DJP 연합’ 과정에서 알게 돼 인연을 유지해오긴 했지만 청탁이나 후원금을 받은 사실은 없다”며 연루 의혹을 강력 부인하고 있다.

성 전 회장이 지난 2000년 만든 ‘충청포럼’은 일종의 ‘성완종 인맥 관리 부대’였다. 충청포럼은 충청권은 물론 수도권 출신의 야당 의원들까지 영입하려는 노력을 계속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충청포럼은 여야를 막론하고 충청 출신 의원들에게 일괄적으로 가입신청서를 보내고, 답이 있든 없든 회원 명단에 올렸다”며 “그러고는 특별한 날 충청포럼 이름으로 선물이나 화분 등을 보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 충청권 인사는 “성 전 회장은 충청포럼을 통해 지역 오피니언 리더들을 모으고 정치적 네트워크 기반으로 삼으려 했다”면서 “이를 기반으로 어느 당 출신이든 상관없이 충청 출신 정치인을 대권 주자로 만들 생각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수도권 출신의 한 야당 의원은 “한 번은 지역구 사무실에 충청포럼 이름으로 화분이 왔더라”면서 “충청포럼이 왜 수도권 의원에게 화분을 보냈는지 의아해 했다”고 말했다. 성 전 회장은 현역 국회의원 시절 야당 의원 출판기념회에도 참석해 수십만 원의 ‘책값’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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