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형님 것 빌려서 타고 나이 든 엄마가 끊어 주고 지하철公 강제 조사권 없어

최근 만 65세 이상 경로 우대자를 위한 ‘시니어패스’(어르신 교통카드)를 빌려 무임승차하는 이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하철공사 측에서 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강제 조사 권한이 없어 실효성이 높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3월 말 지하철 1호선 신길역에서 A(여·57) 씨가 시니어패스를 사용하다 단속반에 적발됐다. A 씨는 탑승구를 지나며 단속반과 눈이 마주치자 슬그머니 눈길을 피했지만, 이를 수상히 여긴 단속반이 신분증을 요구했다. A 씨는 신분증을 제시하는 대신 “어머니가 교통비를 절약하라며 1회용 시니어패스를 끊어줘서 사용해본 건데 이렇게 바로 걸렸다”며 잘못을 순순히 인정했다. 1회용 시니어패스는 무인발급기에 주민등록증만 갖다 대면 보증금 500원으로 발급 가능하다. 결국 A 씨는 이용구간 요금 1150원에 이용구간요금의 30배를 더해 벌금으로 3만5650원을 현장에서 납부했다.

16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만난 B(60) 씨도 “일주일에 3일 정도는 거주 중인 마포구에서 종로로 친구들을 만나러 공짜로 놀러 나온다”며 “아는 형님의 시니어패스를 빌려 쓰면 부담 없이 지하철을 탈 수 있다”고 말했다.

17일 코레일 등에 따르면 집중 단속을 펼치고 있지만, 시니어패스를 부정 사용하는 탑승자들이 여전히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메트로에 따르면 지난 2012년 334건이었던 시니어패스 부정승차 단속 건수는 지난 2013년 1412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2014년에는 1006건으로 소폭 감소했지만 이는 지난해부터 탑승구 앞에 직원들을 집중적으로 배치하는 등 단속을 강화해 나타난 일시적인 효과로 서울메트로 측은 보고 있다.

한편 지하철 역무원 및 단속원들에게 신분증 제시 강제 권한이 없어 잡아떼는 승객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레일 관계자는 “신분증 제시를 요구했을 때 딱 잡아떼고 아니라고 우겨 그냥 돌려보낸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며 “신분증 제시를 강제할 수 있는 권한이 없어 단속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김대종 기자 bigpaper@munhwa.com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