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김포 산림항공본부 산하 격납고에서 산림헬기들이 야간 정비를 받고 있다.
경기 김포 산림항공본부 산하 격납고에서 산림헬기들이 야간 정비를 받고 있다.
산림청 2018년까지 헬기 50대로 확충1대 8000ℓ 수백명몫 능력
현재 출동까지 34분 걸리는데
30분내로 단축해 피해 최소화

60㎞권역 촘촘히 업무 나누고
가동률 90% 이상으로 유지
1000억원대 예산 확보 시급


산불 현장에서 최강의 화재 진압수단은 하늘에서 ‘물폭탄’을 퍼붓는 진화 헬기다. 최대 8000ℓ의 물을 융단폭격 식으로 쏟아붓는 대형헬기 1대가 사람 수백 명 몫의 진화 능력을 발휘한다고 산불 전문가들은 말한다. 특히 산불이 잦은 농·산촌 인구가 계속 감소하고 고령화가 심각해질수록 산불 진화에서 ‘항공 역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갈수록 높아질 수밖에 없다.

산림청은 전국 어느 곳의 산불 현장이라도 30분 내에 산림헬기가 도착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재난관리 골든타임제’를 운영하는 한편 산림헬기 확충 등 항공역량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신고 접수 이후 평균 34분이 걸리는 진화헬기 현장출동 소요 시간을 오는 2017년까지 30분으로 단축시키는 산불 초동진화 출동 시스템을 마련해 시행 중이다. 산불 진화의 골든타임이 30분인 이유는 특별한 기상 이변 상황이 아닌 이상 발화 후 30분 내에 헬기가 진화에 나설 경우 산불 피해 면적을 1㏊ 미만으로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전국 11개 산림청 항공관리소 격납고에 헬기를 전진 배치시켜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전국을 반경 60㎞ 권역으로 촘촘히 나눠 진화업무를 분담하는 전략이다. 또 야간·휴일 정비팀, 이동정비팀을 편성해 헬기 가동률을 90% 이상 유지시킴으로써 진화역량을 극대화시키고 있다. 군 당국, 소방, 자치단체 임차헬기 등 타기관 보유 헬기 96대를 공조 진화에 조기 사용할 수 있도록 협력체계도 구축해 놓았다.

현재 산림청 산하 산림항공본부가 운용 중인 산림헬기는 총 45대. 항공 인력은 152명(조종사 76명·정비사 76명)이다. 군을 제외한 국가 기관 중 가장 많은 헬기를 보유하고 있다. 한 번에 8000ℓ의 소화용수를 싣고 나를 수 있는 초대형 헬기 3대를 비롯, 3000ℓ를 적재할 수 있는 대형 헬기 30대 등을 운영 중이다.

하지만 아직 전국 동시다발적인 산불에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인 게 현실이다. 지난 3월 22일 전국에서 30건의 산불이 발생해 2002년 4월 5일 45건 발생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헬기 부족으로 당일 진화를 하지 못하고 발만 동동 굴러야 했다. 산림청은 2018년까지 헬기 50대 확보를 목표로 내년부터 3년간 5대의 대형 및 초대형 헬기 추가 도입계획을 추진 중이다.

특히 지난 5년간 164건(536㏊ 피해)이나 발생한 야간 산불도 끌 수 있는 최신 헬기 도입을 시범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현재 산림헬기는 야간비행을 할 수 있는 계기비행 장치, 야간 투시경 등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일몰이후에는 항공 진화를 포기하고 지상 인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산림청 관계자는 “헬기 출동 골든타임 달성을 위해서는 부족한 헬기 확충이 유일한 해결책이지만 1000억 원대에 이르는 예산확보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공무원 조직 중 가장 위험도가 높은 직무를 다루는 산림항공 조종사와 정비사 인력 확충도 시급한 과제다. 이들은 산불 진화, 항공방제, 산악 공사자재 등 화물공수, 산악 인명 구조 등의 임무를 수행하지만 비행 환경은 늘 위험 그 자체다. 항로 비행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지형이 낯선 산악지역으로 출동하다 보니 안전을 기한다 해도 아찔한 순간과 맞닥뜨릴 수 밖에 없다.

언제 돌풍·와류 등과 마주칠지 모르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소화수, 방제약 등을 가득 싣는 최대 중량 비행을 하는 것이 일상사다. 안전한 고공에서 투하하면 바람에 흩어져 작업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항상 저공 비행을 해야 하는 것도 숙명이다. 한번 비행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산불현장과 저수지를 수십 차례 왕복해 물을 긷고 뿌리는 작업을 반복해야 한다.

산림청 관계자는 “헬기를 운용 중인 타 기관의 경우 항공좌석 대비 1.5배 이상의 항공인력을 확보하고 있지만 산림청은 항공좌석 대비 여유 인력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며 “인력증원을 추진하고 있지만 정원 동결 방침으로 추진에 어려움을 겪어 범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
김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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