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 끝없는 바람/ 저 험한 산 위로 나뭇잎 사이로 불어가는/ 아 자유의 바람.’ 현재 ‘극단 학전’ 대표인 김민기가 가수였던 1971년에 내놓은 첫 음반 수록곡 ‘바람과 나’ 시작 부분이다. ‘아침이슬’ ‘아하 누가 그렇게’ 등이 담긴 그 음반에서 김민기 작사·작곡이 아닌 것으론 유일한 곡이다. 외국곡 ‘저 부는 바람’도 있었지만, 그것도 작사자는 김민기니까.
그 ‘바람과 나’의 작사·작곡자가 ‘한국 포크록의 창시자’ ‘한국 최초의 히피’ 등으로 일컬어지는 싱어송라이터 한대수(67)다. 미국에서 생활하다 귀국한 1968년부터 서울 무교동 음악감상실 ‘세시봉’에서 자작곡들을 부르던 한대수가 이 노래를 정작 자신의 목소리로 발표한 것은 1974년이다. ‘한국 포크록의 첫 음반’으로 알려진 데뷔 앨범 ‘멀고 먼 길’을 통해서다. 직접 작사·작곡한 노래만 담은 그 음반엔 불후의 명곡이 수두룩했다. ‘장막을 걷어라/ 너의 좁은 눈으로 이 세상을 떠보자/ 창문을 열어라/ 춤추는 산들바람을 한 번 더 느껴보자’. 이런 가사의 ‘행복의 나라’를 비롯해 ‘물 좀 주소’ ‘옥이의 슬픔’ 등.
하지만 그는 2집 ‘고무신’(1975년)이 ‘반체제 음악’으로 지목돼 전량 강제 회수 조치를 당하자 미국으로 떠났다. 1989년에야 3집 ‘무한대’를 내며 한국에서의 음악 활동을 재개할 수 있었던 그는 ‘기억상실’(1990년) ‘천사들의 담화’(1991년) ‘이성의 시대, 반역의 시대’(1999년) ‘고민’(2002년) ‘상처’(2004년) ‘욕망’(2006년) 등 주옥같은 앨범으로 많은 사람의 감성을 사로잡아왔다.
그 출발점인 ‘멀고 먼 길’의 발표 40주년이었던 지난해에 후배 음악인들이 기획한 것이 헌정 앨범 ‘리버스/리버스(Reverse/ Rebirth)’다. 전인권·조영남·강산에·윤도현·장기하 등이 각각 재해석해 부른 한대수의 대표곡 11곡과 신곡 ‘내 사랑’ ‘나는 졌소’ 등이 담긴 것으로, 그 발매에 발맞춘 한대수 콘서트가 오는 25∼26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어릴 때는 ‘자유’라고 외치기만 했는데, 2007년에 딸 양호가 태어난 뒤로는 책임을 지는 상황에서 비로소 자유가 올 수 있다는 것을 느낀다”는 그의 더 깊어진 음색 등으로 한국 대중음악사의 기념비적인 노래들을 다시, 그리고 새롭게 들을 수 있는 흔치 않은 무대일 것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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