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 등 공소시효 만료 檢수사… 사실상 어려울듯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10만 달러를 받은 의혹을 받고 있는 김기춘(사진)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 19일 김포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돼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익명을 요구한 제보자에 따르면 김 전 실장은 19일 오후 12시 35분 김포발 일본 하네다(羽田)행 전일본공수(아나항공) 0854편을 타고 부인과 함께 출국했다. 제보자는 “김 전 실장이 아나항공 탑승 게이트 앞에서 마일리지 회원을 먼저 태우기 위한 항공사 관계자의 안내에 따라 잠시 대기 줄 앞으로 나섰지만, 회원이 아닌 것으로 확인돼 비즈니스석 탑승을 시작하고 나서야 비행기에 올랐다”고 전했다.
정부 소식통은 이와 관련, “김 전 실장이 일본에 가 있는 것은 맞다”면서 “오늘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김 전 실장이 부인의 병환 때문에 일본에 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김 전 실장의 일본행 배경에 대한 관측이 무성하다. 성 전 회장은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2006년 9월 김 전 실장이 박근혜 대통령과 벨기에·독일에 갈 때 10만 달러를 롯데호텔 헬스클럽에서 전달했다”고 밝혀 금품수수 의혹이 제기된 상태에서 돌연 일본에 1박 2일의 짧은 일정으로 간 것이 석연찮다는 것이다.
김 전 실장 측은 “오래전부터 부인의 진료 예약이 돼 있었기 때문에 다녀온 것일 뿐 별다른 이유는 없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야당은 김 전 실장을 출국 금지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지만, 출국 금지 조치는 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7일 새정치민주연합 친박권력형 비리게이트 대책위원회는 성 전 회장의 리스트에 올라 있는 김 전 실장을 출국 금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민병두 새정치연합 의원도 앞선 15일 CBS와의 인터뷰에서 “검찰이 적극적으로 수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려면 첫 번째 가시적인 조치가 자연인이 된 두 양반(김 전 실장, 허태열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출국을 금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실장의 금품수수가 사실로 밝혀져도 공소시효가 지난 탓에 김 전 실장을 수사 대상으로 삼아 출국 금지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지 않겠냐는 관측도 있다. 금품수수를 뇌물죄로 볼 경우 공소시효는 7년이고,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는 5년에 불과하기 때문에 성 전 회장이 김 전 실장에게 금품을 건넨 시기가 2006년인 만큼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것이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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