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국무총리가 2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하던 중 거취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이미 다 말씀드렸다. 나중에 얘기하겠다”고 짧게 답변한 뒤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곽성호 기자 tray92@
이완구 국무총리가 2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하던 중 거취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이미 다 말씀드렸다. 나중에 얘기하겠다”고 짧게 답변한 뒤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곽성호 기자 tray92@
李총리 측 비서관 전화로 “충남도청 개청식 갔다가 청양사무소 들렀잖아요” 기사에 ‘짜맞추기’ 시도

비서관 언론 노출된 뒤엔 여직원 통해 기사 지인에 “화해하고 다시 돌아가자” 문자해‘3자간 접촉’시도


이완구 국무총리 측이 지난 2013년 4월 4일 충남 부여·청양 국회의원 재선거에 이 총리가 출마한 당시 부여 선거사무소에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과 단독으로 만났다고 진술한 이 총리의 전 운전기사 윤모 씨에게 회유와 압박을 가한 정황이 나타나 논란이 되고 있다.

20일 일부 언론에 따르면 이 총리 측은 최근 윤 씨가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알리겠다면서 1억 원을 요구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씨가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4월 4일 부여 사무소로 이 총리를 모시고 갔고, 거기에 미리 와 있던 성 전 회장의 비서를 만났으며, 성 전 회장과 이 총리가 단독으로 만난 것으로 안다”고 진술한 것이 다른 불순한 의도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정황을 흘려 진술의 순수성을 훼손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이에 대해 윤 씨 측은 “터무니없는 얘기”라고 반박했다. 앞서 이 총리 측은 윤 씨가 2013년 3월부터 5월까지 운전기사를 하다 그만둔 것에 대해서도 “윤 씨가 서울지리를 잘 몰라 힘들어 자진해 그만뒀다”며 “그 뒤에 공기업에 취직하고 싶어했는데, 운전기사 3개월 경력으로는 도저히 들어줄 수 없는 민원이었다”고 말한 바 있다. 윤 씨가 이 총리에게 억하심정이 있어 허위진술을 하고 있다는 뉘앙스다. 그러나 윤 씨는 “운전기사를 계속 하고 싶었는데,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이 총리 측이 다른 기사를 쓰겠다면서 일방적으로 쫓아내다시피 했다”고 주장했다.

성 전 회장을 단독으로 만난 적이 없다던 이 총리 측은 부여사무소에서 ‘성완종-이완구’ 회동 증언이 일부 계속되면서 회동설의 진원지인 윤 씨에 대한 회유와 압박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5일엔 이 총리 측 김모 비서관이 윤 씨에게 전화해 “2013년 4월 4일에 충남도청 개청식에 갔다가 청양사무소에 들렀잖아요, 왜”라고 진술을 번복하는 짜 맞추기를 시도했고, 윤 씨가 “아니, 곧바로 부여 사무소로 갔다”고 응답하자 반복해서 청양으로 가지 않았느냐며 제대로 기억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윤 씨가 이 총리 측에서 당일의 동선에 대한 짜 맞추기와 진술 번복을 강요한다는 두려움에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얼버무리자 이를 녹취해 언론에 뿌리며 “윤 씨가 ‘성완종을 보지 못했다’고 했다”고 선전했다.

이 총리 측은 그 후 당 관계자 등을 통해 윤 씨의 집을 수소문하는 등 여러 경로로 접촉을 시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리의 국회의원 부여사무소 여직원은 최근 윤 씨의 친구를 통해 “화해하고 과거의 관계로 돌아왔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장문의 문자를 윤 씨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 비서관이 언론에 노출되자 여직원을 통해 윤 씨가 아닌 윤 씨의 지인에게 문자를 보내는, 제3자끼리 접촉을 시도한 신종기법도 동원한 것이다.

‘성완종 리스트’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CCTV나 컴퓨터 파일 등 문서 삭제는 물론 증인 회유 등에 대해서도 증거인멸 등으로 보고 엄하게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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