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기업 증거인멸 왜? 3월 1차 압수수색 뒤 인멸
각종 문서 자료 파쇄 비롯
CCTV기록·파일삭제 정황

成, 자살전 임원과 갈등설


경남기업이 검찰의 압수수색을 앞두고 CCTV 기록 등 주요 자료를 삭제한 정황이 드러나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검찰 안팎에서는 정·관계 로비 의혹과 관련된 자료들이 사라졌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20일 경남기업 전·현직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지난 3월 18일 검찰의 1차 압수수색 이후 경남기업에서 광범위한 증거 인멸 작업이 벌어졌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틀 동안 회사 내의 모든 CCTV를 끄고 증거 인멸 작업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경남기업 일부 관계자 사이에서는 회사 내에 있던 각종 문서 자료가 대거 파쇄돼 폐기됐고, 성 전 회장의 로비 내역이 담긴 문서들이 측근들에 의해 빼돌려졌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실제 검찰은 경남기업에서 압수한 회사 내부 CCTV 녹화파일과 컴퓨터 등에서 기록과 파일이 삭제된 정황을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디지털 자료에 삭제된 흔적이 꽤 있다”며 “증거를 은닉, 폐기하는 행위나 시도가 포착될 경우 사안의 중대성에 비춰 엄정히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경남기업에서 실제 증거인멸 행위가 있었다면 누가, 왜 이를 지시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수사할 방침이다. 첫 압수수색 전에 기록이 삭제됐다면 회사 비자금 단서를 감추려는 의도로 볼 수 있지만 증거인멸은 첫 번째 압수수색 후 이뤄졌다는 게 경남기업 관계자들이 검찰 등에 제보한 내용이다. 두 번째 압수수색 전에 기록을 삭제한 것은 성 전 회장과 관련된 유력인들의 행적을 지우기 위한 것으로도 볼 수도 있다.

증거인멸이 있었다면 성 전 회장이 지시했을 가능성이 가장 높지만, 성 전 회장이 아닌 다른 사람이 회사 내부 자료를 은폐하려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성 전 회장은 자살하기 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임관혁)에서 수사를 받을 당시 일부 경남기업 임원들과 갈등을 빚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기업 관계자는 “회사 CCTV 자료 등 디지털 자료는 별도의 서버에서 관리하기 때문에 일부 임원진이 아니면 손댈 수도 없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증거인멸의 정확한 시점도 현재 특정하기 어려운 상태”라며 “수사를 통해 지시자와 경위 등을 정확하게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실제로 증거자료를 빼돌린 게 사실로 드러날 경우, 그 은닉처를 찾아내 자료를 회수할 방침이다. 검찰은 성 전 회장이 사망한 상태에서 물증을 토대로 일단 과거 상황을 재구성해야 하는 이번 수사의 특성상 증거 인멸·은폐가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보고 수사팀 인력 가운데 절반을 증거 인멸 흔적을 찾는 데 투입해 놓은 상태다.

검찰은 성 전 회장의 측근들이 검찰 수사에 대비해 말을 맞춘 정황이 있는지도 확인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수사 대상으로 삼고 있는 성 전 회장 측근 11명은 현재 검찰 수사에 협조적인 상태이긴 하지만 ‘성완종 리스트’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제출한 자료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정철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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