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원 활동 시절 주요인물 다수 접촉 정황 베트남‘랜드마크 72’ 관련
자금지원 ‘외압’여부 주목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로비 의혹이 금융권으로 확산되고 있다.

경남기업의 세 번째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전후해 금융회사들의 부당 지원이 논란이 된 가운데 성 전 회장의 국회 정무위원회 활동 시기를 전후로 성 전 회장과 금융권 거물급 인사들 간 회동 정황까지 속속 드러나고 있다. 검찰이 성 전 회장과 금융당국 인사들 간에 부적절한 접촉이나 거래를 밝혀낼 경우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경남기업의 경영 악화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베트남 하노이 ‘랜드마크72’ 사업에 우리은행 등의 대주단이 지난해 11월 140억 원의 신규 자금을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랜드마크 72는 금융권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자금 5240억 원을 포함해 사업비 1조2000억 원의 개발금이 투입됐지만, 분양 실패 등으로 당시 사업비 회수 가능성이 낮게 점쳐지던 상황이었다.

채권단은 경남기업이 랜드마크 72에 자금이 묶여 워크아웃에 들어가자 자력 회생을 위해 랜드마크 72의 매각을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성 전 회장은 “호텔 객실 설비 등을 통해 더 비싸게 팔 수 있다”고 주장했고, 대주단이 성 전 회장 측의 말을 받아들여 신규 지원에 나섰다.

경남기업 3차 워크아웃 당시 주채권은행인 신한은행의 지원 방식을 놓고도 ‘윗선’의 개입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란 의혹도 증폭되고 있다.

당초 신한은행은 2013년 말 “경남기업은 전액 자본잠식 상태여서 다른 채권단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감자와 출자전환이 불가피하다”는 취지로 금융감독원에 보고했으나 결과적으로 감자를 하지 않고 출자전환만 했다.

금융권에서는 이 같은 결정은 ‘윗선’의 지시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신한은행이 경남기업 2차 워크아웃 당시에는 자금단장으로 매우 깐깐한 사람을 보냈었다”면서 “신한은행은 단돈 몇억 원의 여신도 철저하게 보는데 감자를 하지 않았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성 전 회장은 국회 정무위원회 의원으로 재직한 지난 2012년 5월부터 의원직을 상실하기 전인 2014년 6월까지 금융감독 당국을 포함한 금융권 인사들을 광범위하게 접촉하며 로비 활동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른바 ‘성완종 다이어리’에는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 5차례, 최수현 전 금감원장과 김용환 수출입은행장 4차례 등 금융권 인사들과의 면담 일정이 적혀 있다.

‘성완종 리스트’를 수사 중인 특별수사팀은 성 전 회장이 국세청,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소속 전·현직 고위 간부 4∼5명에게 거액의 금품을 제공한 내역을 담은 로비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성 전 회장이 경남기업 워크아웃과 세무조사, 추징 감면 편의 등을 부탁하며 국세청과 금융당국에 로비를 벌인 것으로 보고 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
박정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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