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만에 가이드라인 개정… 동맹 한차원 높이는 의미 집단자위권 韓주권 존중
구체사항 여부 오리무중


최근 미·일 간 밀월동맹의 깊이가 확대되면서 동북아 지역 역학 구도가 급변하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4월 말 미국 방문을 계기로 타결이 예상되는 미·일 방위협력지침 개정은 미·일 동맹의 수준을 제도적 차원에서 끌어올리는 신호탄으로 해석되고 있다.

외교 소식통은 20일 “일본은 한·미 연합사 체계 등을 염두에 두고 미·일 동맹 수준을 끌어올리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미·일 안전보장조약이 일본에 대한 미국의 일방적 군사지원과 보호 성격이 강했다면 이번 방위협력지침 개정을 통해 유사시 서로 도와주는 방식으로 바뀌는 질적 전환이 이뤄진다는 점에서다. 일본이 헌법과 법률 등 제도상의 이유로 군사력 사용에 한계가 있었다면 이번 개정으로 인해 일본 자위대가 세계 어느 지역이라도 선제적 파병을 할 수 있게 된다. 아베 총리의 왜곡된 역사인식을 감안할 때 1997년 이후 18년 만에 개정되는 미·일 방위협력지침 개정이 미·일 동맹의 성격 자체를 바꿀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배경이다.

1951년 체결된 미·일 안전보장조약이 이번 미·일 방위협력지침 개정으로 1953년 한·미 상호방위조약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올라설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일본은 이번 개정 지침에 북한 미사일 발사와 동중국해 상공의 우주 공간에서 중국의 활동을 감시하는 인공위성 체제를 공동 활용하는 방안을 포함시키고, 미국과의 상호교류·운용 밀착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방위협력지침에 명시되는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의 권한과 범위도 관심사다. 일단 정부는 16일 한·미·일 3자 안보토의(DTT)에서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 시 “제3국의 주권을 존중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일본이 제시한 집단적 자위권 행사 조건이 상당히 불분명하고 모호한 데다, 한·일 간 이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정부 관계자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16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차관협의회와 DTT를 통해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와 관련, ‘제3국의 주권을 존중한다’는 사실을 재확인했으며, 공동언론 보도문에도 문구가 포함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사항까지 협의가 진행됐는지 여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 행사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운 △밀접한 타국이 공격을 받아 일본의 존립이 위협받을 경우 △무력 외에 다른 적당한 수단이 없을 경우 △최소한도로 필요한 무력을 행사할 것 등 3가지가 모두 모호하기 때문으로, 구체적인 상황에 대한 대응 시나리오가 없다면 ‘한국의 요청이나 동의’는 의미가 없을 수 있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은 “한국의 사전동의라는 개념은 실전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신보영 기자 boyoung22@munhwa.com
신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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