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자락 유진국씨 부부 ‘반달곰도 웃긴…’ 책 출간

서울에서 무작정 지리산 자락으로 이사 한 13년 차 귀농부부가 생생한 정착과정을 책으로 펴내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경남 함양군 휴천면 엄천강변 운서마을에 사는 유진국(55·사진)·육현경(51) 부부. 20일 휴천면에 따르면 유 씨 부부는 귀농 후 쓰기 시작한 일기를 모아 ‘반달곰도 웃긴 지리산 농부의 귀촌이야기(도서출판 맑은샘)’를 최근 출간했다. 20대 때 지리산 등반을 인연으로 만난 부부는 서울에서 10여 년을 살다 2002년 초등학생이던 두 아들과 20여 가구가 살고 있는 운서마을로 귀농한 뒤 일기를 써 왔다.

부부는 농사를 지으며 시골생활에 정착해 엄연한 ‘귀농’이지만 귀농이라는 말을 쓰기가 겸연쩍어 책 제목에 ‘귀촌’을 넣었다. 실제 유 씨 부부는 마음이 가는 데로 무작정 귀농해 노력한 끝에 지금은 8184㎡의 농지를 일구며 곶감과 블루베리 농사를 짓고 있다.

책은 ‘시작하는 이야기’ ‘시골 사니 뭐가 제일 좋으냐고?’ ‘흐르는 강물은 막지 말고 당신 똥구멍이나 막으시오’ 등 3개의 챕터로 나눠 374페이지에 걸쳐 귀농 이야기를 풀어놓고 있다.

책은 도시생활을 접고 귀농을 꿈꾸는 이들이 주의할 점, 가족·건강 등 귀농이 가져다주는 즐거움, 계절별로 자연 속에서 채취한 산나물로 요리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귀농 당시 곱지 않던 시선으로 바라보던 마을주민과 친해지기 위해 노력한 일화, 기계 도움 없이 농사지으려 노력하다 벌레 잔뜩 먹은 옥수수를 수확한 일, ‘밥만 먹는 게 아니라 술도 먹을 수 있다’던 동네 어르신 말 듣고 덜컥 시작한 곶감 농사, 첫 꿀 수확의 기쁨, 마을에 반달곰이 내려와서 생긴 에피소드 등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유 씨는 “일기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는데 반응이 좋아 책으로 묶어 냈다”며 “귀농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함양=박영수 기자 buntle@munhwa.com
박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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