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다보스포럼’으로 알려진 동아시아 세계경제포럼 개막식이 2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개최된 가운데 조코 위도도(오른쪽)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연설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아시아의 ‘다보스포럼’으로 알려진 동아시아 세계경제포럼 개막식이 2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개최된 가운데 조코 위도도(오른쪽)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연설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訪美 앞두고 WSJ 인터뷰, 경제 분야 등 치적 내세워8월‘戰後 70주년 담화’엔
식민 사죄는 포함 안할 듯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봉납


오는 26일 미국 방문을 앞두고 있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타결 의지를 강조하며 일본 경제에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경제 분야 등 각종 성과를 내세우며 일본의 과거사 문제는 ‘뒷전’으로 돌리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21일 아베 총리는 도쿄(東京)에서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를 갖고 “(미국과 일본의) TPP 협상이 아주 중요한 시점에 와 있다”며 “양측이 협상을 타결짓는 데 근접해 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내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만나는 동안 합의가 이뤄지면 좋겠다”며 “산을 오를 때 마지막 단계가 가장 어렵다”고 말했다. 양국이 TPP 최종 합의에 이르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임을 시사한 셈이다. 또 그는 “(TPP 협상이 타결되려면) 궁극적으로 정치적 결단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인터뷰에서 아베 총리는 자신의 경제적 성과를 홍보하는 데 집중했다. 아베 총리는 자신의 경제정책 노선을 뜻하는 ‘아베노믹스’가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지난 15년 동안 지속된 디플레이션이 영원히 끝났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우리는 디플레이션이 아닌 상황을 만들어냈다”고 주장했다. 또 WSJ는 아베 총리의 방미 주요 안건에 TPP 외에도 양국 간 안보동맹 강화와 동아시아지역 안보협력, 미·일 방위협력지침 개정 등이 포함될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아베 총리의 이 같은 자신감 속에서 일본의 과거사 반성은 점점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아베 총리는 20일 오후 일본 위성TV인 BS후지 방송에 출연해 오는 8월 전후 70주년을 맞아 발표할 담화 내용에 식민지배에 대한 사죄 표현을 포함하지 않을 뜻을 내비쳤다.

아베 총리는 “담화에 ‘침략’이나 ‘사죄’ 같은 문구를 넣을 것인가” 하는 질문에 “(무라야마(村山) 담화와) 마찬가지라면 담화를 낼 필요가 없다”며 “(과거 내각의 역사 인식을) 이어가겠다고 말한 이상 그걸 한 번 더 쓸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아베 총리는 이날 시작된 야스쿠니(靖國)신사 춘계 예대제(例大祭·제사)를 맞아 직접 참배하는 대신 ‘마사카키(眞)’로 불리는 공물을 ‘내각 총리대신 아베 신조’ 명의로 봉납했다고 일본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박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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