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다 처음으로 국가대표 발탁
문정원, 강력한 서브 최대장점
채선아는 안정적 리시브 탁월


“키 때문에 국가대표는 안 될 줄 알았는데….”

여자배구 국가대표에 선발된 문정원(23·도로공사·왼쪽 사진)과 채선아(23·IBK기업은행·오른쪽)는 174㎝다. ‘높이’가 중요한 배구에선 무척 작은 키. 그런데 지난 10일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이정철(IBK기업은행) 감독은 문정원과 채선아를 엔트리 14명에 포함시켰다. 둘 다 첫 국가대표 발탁.

왼손잡이인 문정원은 오른쪽 공격수로 외국인 선수와 포지션이 겹쳐 지난 4년간 ‘원 포인트’ 서버로 나섰다. 그러나 2014∼2015시즌을 앞두고 공격수답지 않은 탁월한 리시브 능력을 인정받아 주전으로 기용됐고, 27경기 연속 서브에이스라는 신기록을 세우며 도로공사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공수의 밸런스를 완벽하게 갖춘 게 국가대표 발탁의 비결.

문정원은 “팀 성적이 좋았지만 국가대표가 되리라곤 꿈도 꾸지 못했다”며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고 서브에이스를 반드시 성공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채선아는 ‘독사’라고 불릴 만큼 혹독하게 선수들을 다그치는 이 감독에게 가장 많은 질책을 받아왔다. 이 감독이 평소 가장 강조했던 부분이 서브 리시브였고 팀 내에서 이를 혼자 전담했기 때문이다. 2014∼2015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확정 지은 뒤 IBK기업은행 선수들이 이 감독을 ‘멍석말이’할 때, 채선아는 이 감독에게 가장 강한 ‘펀치’를 날렸다.

이 감독은 ‘보복’하듯 애제자 채선아를 대표팀으로 호출했다. 또다시 이 감독의 잔소리와 혹독한 훈련을 견뎌야 하는 채선아는 “조금은 걱정됐는…”라면서도 “단신이 대표팀에 뽑히기란 무척 어렵기 때문에 저를 선택해주신 것에 대한 불만은 없고, 오히려 감사하다”며 활짝 웃었다.

이 감독은 문정원, 채선아를 앞세워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 감독은 “이젠 김연경(27·192㎝·페네르바체) 이후를 생각해야 한다”며 “문정원과 채선아는 국제무대에서 알려지지 않은 대표팀의 히든카드”라고 설명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
박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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