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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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여행도 태국 카빈부리서 1개월간 골프 전훈배우 박광현(38·사진)은 연예계 숨은 ‘골프 고수’ 중의 한 명이다. ‘골프 좀 한다’고 하는 연예계 골퍼들 사이에서 첫손가락에 꼽힌다. 23세 때인 2000년부터 치기 시작한 골프의 구력이 벌써 15년. 현재 싱글 핸디캐퍼의 실력을 보유하고 있다.

박광현은 골프에 심취해 있을 무렵인 20대 후반에 싱글에 진입했다. 2005년 군대에 입대하기 전, MBC 드라마 ‘단팥빵’(2004년) 등으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때다. 틈만 나면 골프채를 둘러메고 지인들과 가까운 필드로 나갔다.

“그때는 내가 생각해도 정말 모든 걸 열심히 했다. 작품이면 작품, 골프면 골프…. 여기저기 다니면서 한동안 싱글 플레이를 했던 것 같다. 군대 가기 전의 아쉬움을 달랬던 셈이지만 골프 치던 열정을 연기에 좀 더 쏟아부었더라면 지금쯤 더 많은 히트작을 갖고 있지 않을까. 하하.”

지금까지의 최고 성적은 4언더파 68타. 프로 선수들이 하는 소위 ‘백 티(Back Tee)’에서는 2언더파를 기록한 적도 있다. 당시에는 워낙 자주 필드에 나갈 때여서 생애 최고 기록을 적어낸 장소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아마도 자주 다니던 경기 이천의 비에이비스타골프장이나 경기 남양주의 해비치골프장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홀인원보다 어렵다는 앨버트로스를 했던 기억은 잊을 수가 없다. 2004년이었다. 제주 레이크힐스골프장 파5 홀에서 세컨드 우드샷이 그대로 홀컵에 빨려 들어갔다.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 골프를 치면서 그렇게 짜릿했던 경험은 없는 것 같다. 그래서 그때는 프로 선수 자격 테스트를 받을 생각까지 했다. 자신 있었다. 다른 건 몰라도 스윙 폼만큼은 연예계 골퍼들 가운데 최고라고 자부하고 있다.”

그러나 군대를 다녀온 후 박광현의 관심사는 자연스레 골프 레슨 쪽으로 옮아갔다. 기록적인 스코어를 내는 것보다는 주변 지인들에게 하나둘씩 원 포인트 레슨을 하는 재미에 빠졌다. 가수 주영훈, 아나운서 김현우, 배우 이소연과 박한별 등에게 몇 차례 스윙에 대한 조언을 해줬다. “내가 처음 배울 때 느꼈던 어려움이나 고민을 떠올리며 레슨을 하면 보람이 크다. 지난해 말에는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정회원인 장재식 프로와 함께 한 일간지에 원 포인트 레슨 코너를 진행하기도 했다. 인천 중구 운서동에 있는 스카이72골프장에서 라운드를 하며 ‘골프 팁’을 제공했다.”

박광현은 연예인 골프 모임인 ‘이글이글’의 단장도 맡고 있다. 대선배인 이순재를 비롯해 차태현, 김상경, 배동성 등 4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매월 셋째 주 수요일에 만나서 라운드한다. 여기서도 박광현은 실전 라운드보다는 조언을 많이 하는 편이다.

내친김에 올해부터는 아예 대학에서 학생들을 직접 가르치고 있다. 대전 한남대의 요청으로 지난 3월부터 체육학과의 전공 및 교양 과목인 골프 실습을 강의하고 있다. “수강생이 40여 명이다. 매주 화요일 학교 인근 스크린골프장에서 실습 위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처음엔 연예인이 골프 수업을 한다니까 학생들이 미덥지 못하다는 눈치였으나 첫 시간에 드라이브 샷을 시범하고 나서 곧바로 면학 분위기가 조성됐다.”

박광현은 원래 관동대에서 토목공학과 학사·석사를 전공했으나 골프에 매료되면서 박사 과정을 한남대 체육학과에서 수료했다. 배우고 가르치는 즐거움을 처음으로 느꼈다.

박광현의 못 말리는 골프 사랑은 허니문에서도 여지없이 드러났다. 지난해 12월 7일 결혼식을 올린 후 약 한 달간 태국의 카빈부리로 골프 라운드를 겸한 신혼여행을 다녀왔다. 카빈부리는 프로 골퍼들 사이에서 전지훈련지로 유명하다. 태국 내에서도 ‘톱5’ 안에 드는 시설을 자랑하는 골프장이다.

“다행히 아내도 골프를 좋아한다. 처음부터 동의를 구하고 전지훈련 같은 신혼여행을 다녀왔다. 우리가 현지에 머무는 동안 지인들이 가끔 찾아와 동반 라운드를 했다.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

박광현이 귀띔하는 골프 팁은 두 가지다. 바로 정렬과 조준. 골프 볼 앞에 잘 서고 클럽 페이스로 잘 조준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골프 초보자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가 정렬과 조준 같은 기본기를 놓치면서 세컨드 샷이나 칩 샷, 퍼팅 탓만 하는 경우다. 정확한 자세로 정확히 때리면 안 될 일이 없다.

“하지만 여기서 좀 더 낮은 타수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스윙보다는 퍼팅을 연습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건 멘털이지만 스윙에서 쇼트게임 순서로 샷을 가다듬으면 주말 골퍼의 꿈인 80대 타수가 가능하다.”

박광현은 최근 MBC 예능 프로그램 ‘복면가왕’에 출연해 놀라운 노래 실력도 선보였다. 복면으로 얼굴을 가린 후보들이 등장해 노래 대결을 벌이면 관중석에 앉은 또 다른 출연자들이 누구인지 맞히는 이 프로그램에서 가수 뺨치는 가창력을 보여줬다.

“올해는 사실 골프 강의를 하느라 눈코 뜰 새가 없다. 강의는 1주일에 한 번이지만 준비할 게 꽤 많다. 골프 칠 때 버릇이 전반 9홀에서 감을 잡고 후반 9홀에서 타수를 줄이는 것인데 올 상반기에는 우선 골프와 강의에 집중하면서 감을 잡고, 하반기에는 새로운 작품으로 팬들과 만나고 싶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 박광현에게 골프란 = 처음에는 호기심이었다. 그러나 나에게 가르치는 재미를 일깨워 주고, 주위 지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준 소중한 계기가 됐다.
김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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