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식민지배와 침략에 대해 사죄했던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전 일본 총리가 오는 8월 종전 70주년 담화(아베 담화)를 발표할 예정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에 대해 비판했다. 이는 아베 총리가 이번 담화에서 식민지배와 침략에 대한 사죄 문구를 포함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 데에 따른 것이다.
 
22일 아사히(朝日)신문 인터넷판에 따르면 무라야마 전 총리는 지난 21일 도쿄(東京)에서 열린 강연에서 “(총리는 식민지 지배와 침략 등을) 인정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 속에 있으니까 언급하고 싶지 않은 것”이라며 “그런 점이 의심된다”고 말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또 “(아베 총리는) ‘왜 일본만 사죄해야 하는가’하는 마음 아닌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앞서 아베 총리는 지난 20일 위성TV인 BS후지 방송에 출연해 아베 담화에 ‘침략’, ‘사죄’ 등 표현을 담을지에 대해 “(과거 담화와) 같은 것이면 담화를 낼 필요가 없다”며 “(역대 내각의 역사인식을) 계승한다고 한 이상 다시 한 번 쓸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아베 담화와 관련해 쟁점이 된 식민지배와 침략에 대한 사죄와 반성은 1995년 당시 무라야마 전 총리가 전후 50주년에 맞춰 발표한 담화(무라야마 담화)의 핵심이다. 이 같은 표현들은 지난 2005년, 전후 60주년 담화(고이즈미 담화)에도 포함됐다. 한편 일본 제1야당인 민주당의 호소노 고시(細野豪志) 정무조사회장도 21일 회견에서 “아베 총리는 ‘반성’과 ‘사죄’의 부분을 자기 입으로 말하고 싶지 않은 것”이라며 이들 문구를 “다시 한 번 제대로 써넣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박준희 기자 vinkey@
박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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