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를 둘러싼 논란이 국민을 헷갈리게 하고 있다. 고차방정식을 풀듯 복잡한 이유는 미국 미사일방어국(MD) 핵심 관계자 외에 정확한 기술 및 성능, 전략적 의도 등을 잘 알지 못하는, 개발 중인 무기라는 데에 있다.
폴 브래큰 미국 예일대 교수는 저서 ‘제2차 핵시대’(아산정책연구원)에서 “미·러·중·프·영 등 주요 5개국이 방아쇠를 쥐고 있던 핵무기 독점이 붕괴되고 인도·파키스탄·이스라엘·북한 등 ‘이류 핵보유국’이 핵으로 무장한 2차 핵시대가 도래해 안전장치가 사라졌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미·러가 핵을 통제하던 1차 핵시대에 비해 2차 핵시대는 핵대결 및 핵무기 사용 위험성이 훨씬 더 커졌다고 한다.
사실 국방부 내에 미사일 부서 하나 없는 한국군 현실로서는 사드의 실체에 접근하기란 여의치 않다. 미국 군사 당국자와 싱크탱크, 의회조사국의 북 핵미사일 실체에 대한 평가와 발언의 간극도 여전히 크다. 미국 태평양사령관과 주한미군 사령관 등 미군 당국자들이 사드 한반도 배치 논의 사실을 공개하며 필요성을 일관되게 역설하고 있다. 미국의 군사 전략적 이해관계와 밀접히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보수 성향 안보 시민단체인 자주국방네트워크 이일우 사무국장이 “사드 한반도 배치는 미국 입장에서 북한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한국과 주한미군을 보호함과 동시에 X-밴드 레이더와 함께 운용될 때 미 태평양함대에 가장 위협적인 중국의 둥펑(東風·DF)-21D 대함탄도미사일(ASBM)에 대한 조기경보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이중 포석”이라고 주장했다. 미 해군연구소도 DF-21D가 이론대로 작동한다면 사거리 1500∼2700㎞로, 대만에 접근하는 미 항모를 단번에 격침시킬 치명적인 ‘항공모함 킬러’라고 경계감을 표시했다. 김흥규 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장이 “현재 중국이 미국의 대만 개입을 저지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반접근/지역거부(A2/AD)’ 전략과 연관해 개발 중인 DF-21D 발사 원점을 조기 파악하는 것은 X-밴드 레이더 대응체계로만 가능하다”고 주장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브래큰 교수는 “한반도에서 북한이 열악한 경제 사정으로 재래식 전력이 부족하기에 만약 위기가 닥치면 핵 대결이 급속히 앞당겨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더구나 한반도는 중국의 A2/AD와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전략의 핵심인 합동작전적접근개념(JOAC)의 접점에 있는 전략적 요충지라는 사실을 우리는 한시도 잊어선 안 된다.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의 핵심으로, 요격고도 50∼70㎞로 추정되는 국산 장거리 지대공 미사일(L-SAM)의 2020년대 초 개발 성공 가능성도 미지수다. 사드든 L-SAM이든 1·2·3차 방어망을 형성하는 종말 단계 다층방어시스템 구축은 시급하다. 곧 출범할 한·미억제전략위원회(DSC)가 북한 핵미사일 대비 작전계획을 작성하기로 한 것은 절박감과 위기감을 반영한다. 한민족의 생존이 걸린 사드 배치는 북핵 억제력을 위해 꼭 필요하다. 북한이 ‘만능의 보검’이라 믿고 있는 핵무기를 무력화할 억제력이 없는 한 진정한 대화에 나설 리 없다. 그 어떤 이념적 개입도, 방심도 금물이다.
csjung@munhwa.com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