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원자력협정 오해와 진실 美승인해야 사용… 주권 무관
美 6000조·日 1000조 투자
투자확대·독자기술 개발 시급


한미원자력협정의 본질은 핵 주권이 아닌 핵 기술 및 특허 경쟁의 문제다. 22일 타결된 한미원자력협정은 한·미동맹과 원자력 협력이라는 모양새를 띠고 있지만, ‘기술=특허=주권’이라는 공식이 철저하게 적용된 것으로 평가된다.

황주호(원자력공학) 경희대 교수는 23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원자력과 관련한 원천 기술이 힘이자 돈이며 주권”이라면서 “우리가 원천 기술을 갖게 되면 우리도 미국에 똑같은 통제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도 “한국은 이미 원자력 부품을 미국에 수출하기 시작했고, 우리가 수출한 부품에 대한 권한은 우리가 갖고 있기 때문에 미국도 이 부분은 우리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은 이미 4∼5개 원천 기술을 미국에 대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에 합의한 협정 역시 일종의 특허에 해당하는 원천 기술 개발을 염두에 두고 한·미 간 상호동의에 의한 쌍방형 통제구조를 구축하는 데 목표를 뒀다.

협정 전문의 “평화적 원자력 이용 권리”와 “주권 침해 불가”라고 표현된 에너지 주권은 실제에서는 원천 기술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는 셈이다. 현재 한·미는 파이로프로세싱(건식재활용) 공동연구에 각각 500만 달러씩 투자, 총 3단계 중 2단계를 끝낸 상황이다. 한국이 핵심 원천 기술을 가능한 많이 보유하는 게 에너지 주권을 확보하는 지름길이다. 미국은 지금까지 6000조 원을 원자력 기술 개발에 쏟아부어 대부분의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1988년 미국으로부터 농축·재활용 권한을 완전히 확보한 일본이 투자한 기술개발 비용도 1000조 원을 넘는다. 반면 한국이 지금까지 투입한 개발 비용은 많이 잡아도 80조 원에 불과하다.

신보영 기자 boyoung2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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