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 원자력안전위원회 회의가 열리고 있는 서울 종로구 세종로 KT 빌딩에서 소방관들이 신고리 원전 3호기의 사용 승인을 반대하면서 고공 시위를 벌이고 있는 국제환경운동 단체인 그린피스 회원을 보호하기 위해 안전줄을 설치하고 있다.
‘전해환원’등 연구활동 보장 20%미만 저농축 가능해져 원전수출 절차도 간소화
건식재활용연구 2020년 종료 원천기술 확보에 활용도 달려 ‘추가동의 많아 한계’ 평가도
이번에 합의된 한미원자력협정의 경우 ‘골드 스탠더드’가 삭제돼 한국이 우라늄 농축 및 재활용할 수 있게 됐지만 여전히 미국의 의사에 좌우되도록 돼 있어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3대 목표 얼마나 부합되나 = 당초 박근혜 대통령이 제시했던 원자력협정 개정 협상의 3대 목표는 △사용후핵연료 관리 △원전 연료의 안정적 공급 △원전수출 증진이었다. 먼저 핵무기 생산 기술로 이어질 수 있어 가장 민감했던 과제인 사용후핵연료 관리 문제의 경우 파이로프로세싱(건식 재활용) 기술 개발을 위한 각종 실험과 해외 위탁 재처리가 가능해졌다. 특히 재활용 기술 개발을 위한 ‘조사 후 시험’이나 ‘전해환원’ 등의 연구활동은 미국의 동의 없이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됐다. 현재 한·미가 공동연구 중인 파이로프로세싱이 실제로 활용될 수 있을지는 연구가 종료된 이후 협의를 통해 협정문에 반영될 예정이다. 황주호(원자력공학) 경희대 교수는 “파이로프로세싱 한·미 공동 연구 종료 시점인 2020년까지의 한국 원천기술 발전 정도가 실제 활용 여부도 좌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핵무기가 아닌 원자력 발전의 연료로 사용되는 우라늄 저농축(20% 미만)의 가능성도 열렸다. 그간 한국은 기존 한미원자력협정 때문에 우라늄을 자체적으로 농축하지 못하고 미국 등 외국에서 원전 연료를 수입해왔다. 원전수출의 경우 원자력 장비, 기술 등을 제3국에 재이전하는 절차가 기존보다 간소화됐고, 수출입 인허가 절차도 보다 신속하게 진행하도록 명시적으로 규정했다. 다만 미국과 원자력 협정이 체결된 나라에만 원전을 수출할 수 있는 제약이 있다.
◇권리 인정됐지만, 추가 동의 필요 = 이번 협정 전문에는 평화적인 원자력 사용을 위한 우리나라의 권리가 명기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양국의 ‘평등’과 ‘상호호혜성’도 명시됐다. 그러나 앞으로 한·미 관계의 변화에 따라 이번 협정에서 확보한 권한들은 언제든지 제약받을 수 있다는 것이 이번 협정의 맹점이다. 협정 내용 대부분에 명시된 포괄적 사전동의나 양국 합의는 사실상 미국의 ‘허락’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