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품 제조업 뿐 아니라 中 납품 부품업체도 영향 韓피해 확대 속 日은 호조… 3월 2293억엔 ‘깜짝 흑자’

원·엔 환율이 7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지는 등 엔저 현상이 심화하면서 수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와 일본은 수출 경합도가 높아 엔저 가속화에 따른 국내 업체들의 피해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원·엔 재정환율은 지난 2008년 2월 28일 100엔당 899.23원(종가 기준) 이후 7년 2개월 만에 처음으로 900선 아래로 떨어졌다. 양적완화를 앞세운 아베노믹스의 영향으로 엔저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것이다.

엔저가 가속화하면서 일본과 수출 경합도가 높은 우리 기업에는 비상이 걸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 간 수출 경합도는 2007년 0.449에서 2009년 0.455, 2011년 0.475, 2013년 0.501로 꾸준히 오르고 있다. 수출 경합도가 0.501이라는 의미는 양국 수출품 구성이 50.1% 유사하다는 뜻이다.

한은은 “엔화 약세는 해외에서 경합관계에 있는 완성품 제조업체뿐 아니라 국내 기업과 납품관계를 유지해 오던 중소 소재 부품 생산업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HSBC도 엔저 심화 시 한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 약화로 수출 전망의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수출기업 453개 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수출기업 10개 사 중 3개 사가 원·엔 환율 변동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원·엔 환율이 10% 하락할 경우 수출액은 평균 4.6%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평균 3.7%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엔저로 한국 경제의 피해는 확대되는 반면 일본 경제는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교도(共同)통신 등 일본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의 3월 무역수지는 2293억 엔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당초 400∼500억 엔 흑자 전망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3월 수출은 전월 대비 8.5% 증가한 6조9274억 엔이었으며 수입은 14.5% 감소한 6조6981억 엔으로 3개월 연속 감소했다.

수출 증가와 국제 유가 하락에 따라 일본 경제 회복이 탄력을 받을 것이란 기대에 일본 증시도 1990년대 거품 붕괴 이전으로 회복했다. 22일 닛케이225(증권거래소 상장 주식 가운데 유동성이 높은 225개 종목) 지수는 전일 대비 1.13% 상승한 20133.90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 2000년 4월 이후 최고 수치다.

또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따르면 2014회계연도(2014년 4월∼2015년 3월) 상장사들의 경상이익은 22조2600억 엔으로 7년 만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경제 활황을 바탕으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일본은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며 기지개를 켜고 있다.

김석·박준희 기자 su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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