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서 개인대출·단기차입금 명목 수백억 융통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계열사들로부터 개인 돈을 빌리거나 단기차입금 명목으로 수백억 원의 자금을 융통해 ‘부채 돌려막기’를 하면서 경남기업의 부실을 키웠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3일 경남기업과 주요 계열사들의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성 전 회장은 계열사로부터 개인대출을 점차 늘려 왔다. 성 전 회장은 대아건설에서 지난 2010년부터 매년 13억 원에서 30억 원의 돈을 빌렸다. 대아건설이 성 전 회장에게 빌려준 대여금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84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 전 회장이 71.75% 지분을 보유한 대아레저산업은 성 전 회장에게 2008년부터 매년 수십억 원의 돈을 빌려줬다. 2009년 36억9126만 원에서 2010년 63억5360만 원으로 늘었고, 지난해 말 기준 대여금 잔액은 55억 원에 달한다.

경남기업의 단기차입금에 대해서도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단기차입금은 1년 미만으로 빌려 쓰는 빚으로 회사 재무 상황에 큰 영향을 미친다. 경남기업의 단기차입금이 2007년을 기점으로 크게 증가했다.

2003년 이전까지만 해도 경남기업의 단기차입금은 73억 원에 불과했지만 2004년 대아건설과 합병한 이후 단기차입금이 2000억 원대 이상으로 급증했다.

그리고 성 전 회장이 국회의원 재직 때인 2012∼2013년에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기업 차입금 잔액은 2011년 말 9717억 원에서 2012년 말과 2013년 말에는 각각 1조2132억 원과 1조4198억 원으로 늘어났다. 경남기업의 장·단기 차입금은 지난해 말 기준 1조5321억 원이다.

이처럼 경남기업의 차입금이 급격하게 늘어난 2011년 이후 시기는 성 전 회장이 국회의원으로 재직하던 때와 맞물린다. 성 전 회장은 2012년 5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정무위원회에 소속돼 있었다.

이 시기 경남기업은 베트남에서 ‘랜드마크72’ 사업을 하면서 유동성이 악화돼 다시 워크아웃 신청에 나섰다. 이 때문에 당시 금융권 차입이 가능했던 배경을 놓고 의혹이 커지고 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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