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3월 26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교육개혁추진협의회’ 회의에서 올해 박근혜정부 3년 차를 맞아 교육개혁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며 시·도 교육청과 교육 현장의 지원 및 협조를 당부하고 있다. 문화일보 자료사진
“박근혜정부 출범 3년 차인 만큼 현 정부의 교육 개혁 과제를 추진하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vs “100년 교육정책을 위해 독립적인 국가교육위원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교육정책 추진을 두고 정부와 교육계가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교육부는 김영삼정부부터 이명박정부까지 역대 정권에서 이름만 달리하는 ‘교육위원회’를 만들었지만 큰 성과가 없었던 만큼 실질적인 교육개혁을 추진할 기구를 만들어 성과를 내야 할 때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한국교육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등은 5년 단임 정부라는 한계가 있는 만큼 국회와 교원, 학부모단체 등이 추천한 다양한 인사로 교육위원회를 만들어 정권과 상관없이 지속해서 교육개혁을 이끌어야 한다고 제안한다.
◇지방교육재정 개혁 등 5대 개혁 과제 주력=교육부는 지난 3월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교육개혁추진협의회’를 발족했다. 협의회는 △자유학기제 확산 △공교육 정상화 추진 △지방교육재정 개혁 △산업수요 맞춤형 인력 양성 △일·학습병행제 도입 및 확산 등 5개 개혁 과제에 역량을 집중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황우여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회의에서 올해 박근혜정부 3년 차를 맞아 교육개혁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며 시·도 교육청과 교육 현장의 지원 및 협조를 당부했다. 교육개혁추진협의회는 김재춘 교육부 차관과 김용승 가톨릭대 교학부총장을 공동의장으로 하고 92명의 위원으로 구성됐다. 운영기간은 2016년 2월까지 1년이고 필요한 경우 연장할 수 있다.
‘취업보장형 고교·전문대 통합교육 육성 분과위원회’를 포함한 6개 분과위원회는 각각 현장 전문가, 학부모, 교원, 교육부 관료, 시민단체 관계자, 언론인 등 15명 정도로 짜였다. 분과위는 매달 한 차례 이상 회의를 열어 정책 방향을 제안하고 현장 의견 전달 및 점검 등을 할 예정이다.
교육부가 주요 정책을 추진하면서 각계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로 한 것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의제가 현 정부의 교육현안에 국한돼 있어 큰 틀에서 교육개혁의 방향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한계도 지적되고 있다. 황 부총리는 그동안 올해 ‘5·31 교육개혁’이 탄생한 지 20년을 맞았다며 앞으로 20∼30년을 내다보는 교육의 밑그림을 그려야 할 때라고 강조해 왔다. 이와 관련, 교육부 관계자는 “이번 교육개혁추진협의회와 별도로 5·31 교육개혁을 재조명하는 작업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과거 정부에서 운영했던 ‘교육 관련 위원회’의 공과에 주목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과거 정부의 위원회가 대통령 자문기구로 있다 보니 실천적 과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며 “위원회라는 기구 자체가 현장과 멀어져 제안 위주로 운영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협의회를 통해 국민적 합의가 있고 법률에 정해져 있는 교육현안들은 이념을 떠나 우선 합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가인권위보다 더 독립적인 교육위 제안=한국교총과 전교조, 경기도교육청, 새정치민주연합 등 교육단체와 기관, 정당 등이 이름만 달리할 뿐 국가교육위원회 설치를 요구하고 있다.
한국교총은 ‘국가교육위원회’를 제안하면서 교육부를 집행기구로 유지하고, 주요 정책을 심의하고 의결권을 갖는 대통령 직속기구가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교조는 ‘사회적교육과정위원회’라는 이름의 기구 설립을 제안하고 있다. 독립기구화로 연구·개발, 평가를 기초로 교육부 장관에게 각종 교육 관련 법률과 정책 개정안을 만들어 권고할 수 있는 기능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경기도교육청도 ‘국가교육위원회’라는 이름으로, 교육부 장관이 위원회의 심의, 의결 결과와 다르게 정책을 시행하려면 위원회에 보고하고 동의를 구하도록 하고 있다.
새정치연합도 교육발전 중장기 정책목표와 기본방향을 수립하는 ‘국가교육위원회’ 설립을 제안했다. 새누리당은 아이디어 수준의 ‘국가미래교육위원회’ 설치를 내놓고 있다. 이 외에도 교육개혁시민운동연대 등은 토론회를 통해 대통령 소속 ‘국가교육위원회’ 설치를 요구하면서 교육정책을 수립하고 주요 정책을 심의하는 기능을 가지며 교육부를 정책 집행과 행정 지원 기능으로 축소 재편해야 한다고 밝혔다.
안양옥 한국교총 회장은 “5년 단임 정부라는 행정부의 한계가 있는 만큼 교육공약을 지켜야 한다는 압박감이 작용하고 있지만, 김영삼정부 이후 교육부 장관 평균 재임기간이 1년밖에 안 되는 등 정책 변화도 많다”며 “정부는 교육을 ‘오년지소계’가 아니라 ‘백년지대계’라는 인식을 가지고 국가교육위원회를 만들어 의결기구화하고 국가인권위원회 정도의 위상을 부여해야 교육개혁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외국의 경우 미국은 주 헌법기구로 ‘주 교육위원회’를 설치해 교육정책을 결정, 의결하고 주 교육감의 정책 집행을 감시, 견제한다. 17개 주에서 주민직선제로 위원들을 뽑고 나머지 주는 주 지사가 임명하는 간선제로 돼 있다. 일본의 경우 문부과학대신의 자문기구인 ‘중앙교육심의회’를 운영 중이다. 위원장을 포함, 30명이 5개 분과위원회를 운영하면서 주요 교육정책을 심의 및 조사한다. 핀란드는 교육부 산하에 ‘국가교육위원회’를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