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에 정밀가공 역량 더해 年 매출 9조원대 방산업체로
지난 22일 충남 아산시 둔포면 석곡리 한화 아산사업장, 작업자의 한마디는 왜 한화그룹이 방산, 항공산업을 차기 그룹의 수종사업으로 선정했는지를 알게 했다. 고도의 기술을 통해 나오는 고부가가치, 바로 수익성이다.
지난해 11월 한화그룹은 삼성그룹과 소위 ‘빅딜’ 계약을 체결해 주목을 받았다. 삼성테크윈 지분비율 32.4%를 ㈜한화가 8400억 원에 인수하고, 삼성종합화학 지분 57.6%를 한화에너지(30%), 한화케미칼(27.6%)이 1조600억 원에 인수키로 했다.
삼성테크윈과 삼성종합화학은 각기 삼성탈레스와 삼성토탈의 지분을 50%씩 가지고 있어 한화가 두 회사를 인수하게 되면 탈레스와 토탈의 공동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한화그룹은 이 딜을 통해 방산과 화학은 부동의 국내 1위, 나아가 글로벌 1위를 만들어 그룹의 성장을 주도하는 쌍두마차로 삼겠다는 야심이다.
이미 한화의 빅딜은 시장이 인정하고 그 결과를 주목하고 있다. 우주항공분야만 해도 한화와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는 국내 메이저 부품업체 5곳 가운데 3곳이다. 이들이 합쳐지면 항공기 유압조작기에서 엔진까지 주요 부품 공정이 일원화된다. 지난 2013년 매출규모를 기준으로 볼 때 한화는 5조8306억 원(방산부문은 1조184억 원), 삼성테크윈은 2조6298억 원(방산 9635억 원), 방산만 하는 삼성탈레스는 6176억 원이다. 3사를 통합하면 연매출 9조780억 원대의 방산업체가 탄생하는 것이다. 연구·개발(R&D), 생산공정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시너지 효과가 상당할 것이라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물론 한화의 빅딜은 아직 최종 마무리까지 한 차례 고비가 남아있다. 현재 삼성 4개 사 노조의 반발로 빅딜의 진행이 더뎌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한화그룹은 조금도 흔들림 없이 빅딜 이후의 준비를 차곡차곡 진행하고 있다.
당장 한화는 지난해 10월 항공기 부품 생산을 담당하던 기계사업부문을 합병했다. 한화케미칼 역시 지난 3월 컴파운드 사업부문을 인적분할해 에이치컴파운드에 합병하면서 자체 사업구조 조정에 힘쓰고 있다. 한화케미칼 측은 “3월의 조치는 삼성종합화학 인수 이후 핵심역량 강화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사업구조 개편은 한화케미칼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내 정유, 화학업계는 지난해 연말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사상 최악의 경영난에 직면했다. 업계에서는 “환란 때보다 힘들었다”는 말이 나왔을 정도다. 그만큼 각 업체는 지난해 연말부터 사업구조 조정 개편에 회사의 사활을 걸고 있다. 화학 업계에서 LG화학의 사업구조 개편 역시 주목받고 있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최근 “세상에 없던 소재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과거 전통적인 화학산업 구조로는 미래가 없다는 것을 공식 선언한 것이다. LG화학은 이미 2차 전지를 생산하면서 정보전자소재 사업으로 사업구조의 축을 조금씩 옮겨가고 있다. 배터리 관련 분야 세계 1위의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22일 오후 한화그룹 아산 사업장 현장 탐방을 마무리하는 순간까지 이은광 항공 사업부장은 한화 우주항공의 미래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현재 한화는 기계사업부문 합병을 통해 화약, 전자부문의 시스템 기술 역량에 기계부문의 정밀가공 기술 역량을 더해 놓은 상태입니다. 핵심역량을 집중 육성해 활주로를 달리는 셈입니다. 이제 도약만 남았습니다.”
박선호 기자 shpark@munhwa.com
관련기사
주요뉴스
시리즈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