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는 40여 년간 사건 현장을 누벼온 한 법의학자의 고민이 담겨 있다. 법의학자가 ‘해야 할 일’과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고민이다. 저자는 반평생 자신의 능력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 법의학자가 활약할 수 있는 모든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다. 그는 냉정한 법의 테두리 안에서 진실을 밝히기 위한 ‘마지막 보루’가 법의학이고, 법의학자는 과학적인 방법을 통해 피해자의 사인을 밝히고 신원을 명확히 하며, 현장의 증거를 분석하는 일을 한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자신이 겪은 수많은 사건 중 의미 있는 것들을 골라 법의학자가 하는 일을 생생하게 풀어낸다. 이 책에 예시된 사건들은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투구꽃 중독으로 아내를 살해한 남편’ ‘메스 자국도 없이 심장이 적출된 시신’ 등 흔히 일어나지 않는 복잡한 사례들이다. 저자가 현장에 남아 있는 증거를 분석, 얽히고설킨 사건들을 해결해 가는 과정이 범죄 소설을 읽는 듯 흥미진진하게 다가온다.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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