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코스 3번 홀은 파3 홀이지만 커다란 연못과 계곡을 넘겨야만 하기에 티샷에 대한 압박감이 큰 홀로, 안전하게 그린 오른쪽을 겨냥하는 게 ‘참사’를 피할 수 있다.  라비에벨 골프장 제공
인코스 3번 홀은 파3 홀이지만 커다란 연못과 계곡을 넘겨야만 하기에 티샷에 대한 압박감이 큰 홀로, 안전하게 그린 오른쪽을 겨냥하는 게 ‘참사’를 피할 수 있다. 라비에벨 골프장 제공
라비에벨골프장

칙 에번스는 한 해에 US오픈과 US아마추어챔피언십을 동시 석권한 최초의 골퍼이자 US 아마추어챔피언십에 50년 연속 출전한 골퍼였다. 그는 골프로 얻은 명성을 돈과는 바꿀 수 없다며 평생 아마추어로 남았다.

특히 그는 ‘골프에서 얻은 것은 골프에 돌려주라’는 어머니의 유지대로 US오픈에서 우승한 후 골프교습용 레코드를 취입해 받은 인세 5000달러로 캐디를 후원하는 ‘에번스 장학 재단’을 설립했다.

한국에도 이런 에번스를 닮은 이가 있다. 골프장 설계전문 회사인 오렌지엔지니어링을 설립했던 안문환 전 대표다. 그는 평생 모았던 돈으로 강원 춘천시 동산면 조양리 일대에 54홀 규모의 ‘산요수 골프장’을 건설하려는 꿈을 키웠다. 자연 친화적인 설계와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구현해 온 그는 클럽하우스나 티하우스 등은 ‘배흘림 기둥’에 기와지붕을 이은 전형적인 한옥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그는 자금난으로 그의 꿈을 다 펼치지 못했다.

시공사인 코오롱그룹에 골프장을 넘겼다. 새 주인인 코오롱은 골프장 이름을 ‘라비에벨( La Vie est Belle)’로 바꿨고, 지난 1일 우선 18홀의 ‘요수 코스’를 대중제로 정식 개장했다.

요수 코스의 설계는 미국 애리조나주의 트룬 노스 골프클럽을 설계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프로였던 톰 와이스코프가 맡았다. 추가 공사 중인 ‘요하 코스’는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 인근의 킹스 반스 골프장을 세계 100대 코스에 등극시킨 카일 필립스가 설계를 맡아, 한국 지형의 특성을 고스란히 반영시킨 새로운 스타일의 링크스 코스로 조성할 예정이다.

지난 주말 라비에벨에 갔다. 기다란 진입로를 따라 코스 내에 들어서니, 맨 먼저 눈에 확 들어오는 것이 클럽하우스였다. 한옥 여러 채가 한데 어우러져 한 동을 이루고 있는 이곳의 클럽하우스는, 세계에서 유일한 양식의 클럽하우스다. 코스 또한 산봉우리들에 둘러싸여 마치 요새에 들어온 것처럼 느껴졌다. 부지를 선정한 혜안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아웃 코스 7번 홀 그린 오른쪽에 솟아오른 거대한 바윗돌을 보고서야 엄청난 토공사를 했음을 알 수 있었다. 인 코스 6번 홀과 7번 홀 사이의 공간을 메우고 있는 ‘다랑논’은 골프장에서 좀체 볼 수 없는 이색적인 풍경으로 다가왔다.

4월의 봄볕에 이미 녹색을 띠고 있었다. 잔디를 심은 지 두 해가 넘었지만 오랫동안 문을 열지 않았던 덕택에 신설 코스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잔디밀도가 좋았다.

홀마다 러프 지역에는 페스큐를 심어 자연스럽게 거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점점이 박혀 있는 듯한 페어웨이와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벤트 그래스를 식재한 그린은 18홀 모두가 각기 다른 형상으로 개성있는 형태를 하고 있었고, 평탄성도 뛰어나 볼을 치면 구름으로 그대로 나타났다. 2∼3단의 층을 이룬 그린의 언듈레이션은 아이언 샷의 정확도를 가늠하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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