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성 前 중앙대 이사장

‘막말 이메일’ 논란의 중심에 선 박용성(얼굴) 전 중앙대 이사장의 별명은 ‘미스터 쓴소리’였다. 그는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시절이던 2004년 재계를 향해 “미래 불안 때문에 투자를 못 한다는 것은 ‘빤한 거짓말’”이라고 지적했다. 노무현정부를 향해서는 “행동은 없고 말만 많은 나토(NATO·No Action Talks Only) 국가”라고 했다. 그의 말은 아군과 적군을 가리지 않았지만, 바른말을 했기에 그를 비난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 막말 이메일은 쓴소리 수준을 넘어섰다. 상스럽다는 평가도 들린다. 박 전 이사장은 최근 대학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교수들을 거론하며 “목을 쳐 달라고 목을 길게 뺐는데 안 쳐주면 예의가 아니다. 가장 피가 많이 나고 고통스러운 방법으로 쳐줄 것”이라고 썼다.

설화(舌禍)로 박 전 이사장은 위기에 몰렸다. 그는 재빠르게 중앙대 재단 이사장, 두산중공업 회장, 대한체육회 명예회장 등 모든 직책에서 물러났다. 재계, 교육계, 체육계 등 활동반경이 넓어 내려놓을 자리도 많았다. 그의 결정은 자신으로 인해 대학 개혁에 차질이 생겨서는 안 된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짐작된다.

그럼에도 박 전 이사장의 부재가 곧 중앙대 개혁 동력 상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는 두산그룹의 중앙대 인수 후 교육단위 통폐합, 교수 평가결과 연봉 반영 등 개혁을 주도했다. ‘대학의 기업화’를 시도한다는 비판에 직면했지만, 뚝심 있게 개혁을 밀어붙였다. 그 결과, 중앙대는 영국 대학평가기관인 QS의 아시아 대학 순위 평가에서 129위(2010년)에서 68위(2014년)로 껑충 뛰어올랐다. 교육계에서는 대학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박 전 이사장의 설화로 인해 개혁의 선두에 섰던 중앙대의 개혁이 멈춰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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