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나들이가 많은 주말과 휴일을 하루 앞둔 24일 오전에도 수도권 지역에 ‘나쁨’ 수준의 미세먼지가 예보되면서 국민의 관심이 부쩍 많아졌다. 최근 대한직업환경의학회지에 발표된 미세먼지 관련 연구 논문이 일부 언론을 통해 보도된 이후의 현상이다. 이 연구와 이 논문을 인용한 신문 보도에 따르면, 30세 이상 성인이 미세먼지 때문에 서울 경기 지역에서만 한 해 1만5000명이 사망한다고 한다. 또한, 미세먼지가 원인으로 병원에서 치료받은 호흡기질환·심혈관질환·폐암·천식 환자 등에 대한 구체적인 숫자를 소개함으로써 더욱 신뢰성을 높여주고 있다.
그런데 이 논문을 조금 더 자세히 읽어 보면 사실과 다소 거리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보도 내용은 모든 사망 원인의 6% 정도가 미세먼지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는 점, 그리고 미세먼지가 직접적 사망 원인은 아니라는 점이다.
미세먼지는 지름이 10㎛ 이하의 아주 작은 크기의 먼지를 말한다. 10㎛는 100분의 1㎜ 크기이다. 그래서 미세먼지를 대개 영어로는 ‘PM10’이라고도 한다. 미세먼지가 위험한 이유는 명쾌하다. 입자가 너무 작아 사람의 폐 안쪽으로 깊게 들어가서 호흡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폐를 통해 몸에 흡수돼 다른 장기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미세먼지는 황사가 아니다. 물론 황사 중에도 미세먼지가 포함돼 있긴 하다. 하지만 미세먼지는 주로 자동차 배기가스에서 나온다. 앞에서 언급한 논문에 소개된 미세먼지도 질소나 황산화물을 포함한 대기오염 물질로서 미세먼지를 말한다. 미세먼지가 인체에 주는 악영향은 굳이 논문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기침과 가래를 통해 체험적으로 알 수 있다. 만성기관지염이나 천식 등 호흡기질환을 악화시키는 것은 자명하다. 그리고 호흡기가 약한 어린아이나 노인들에게도 치명적이다. 그뿐만 아니라 미세먼지에 포함돼 있는 여러 대기오염 물질들은 폐암 등 각종 암과도 관련이 있다.
미세먼지가 직접 사망의 원인이 될 수 있을까? 현명한 독자라면 벌써 눈치챘겠지만, 미세먼지는 직접적인 사망 원인으로 생각하기는 어렵다. 미세먼지가 호흡 기능을 악화시키고, 천식 등 호흡기 질환을 악화시킴으로써 사망에 관여한다. 다시 말해 30대의 건장한 청년이 미세먼지로 사망하는 것이 아니라, 호흡기 질환이 있는 환자들이 질병의 악화로 사망한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어떻게 하면 미세먼지로 인해 발생하는 건강장애를 예방할 수 있는가. 흔히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추천한다. 하지만 근래에 황사가 오면 많은 여성이 착용하는, 얼굴 전체를 가리는 가면 같은 마스크는 미세먼지를 막아주지 못한다. 미세먼지는 그 크기가 너무 작다. 그러니 코와 입을 완전히 밀착해서 차단할 수 있는 분진 마스크를 착용해야만 미세먼지로부터 보호받을 수가 있다. 문제는 이런 마스크는 숨쉬기가 힘들어 호흡기가 약한 어린이나 노인, 호흡기 질환자들이 착용하고 생활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데 있다.
따라서 미세먼지 농도가 높으면 외출을 삼가고 실내에서 생활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물론 창문을 닫아서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미세먼지를 차단해야 한다. 또 실내에서는 충분한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미세먼지가 습기와 함께 가라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세먼지를 무시해선 안 되지만, ‘침묵의 살인자’라고 너무 호들갑을 떨 일도 아니다. 정확히 알고 올바르게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