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일본 도쿄에서 아베 신조 일본 내각의 과거사 반성을 촉구하는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 AP 연합뉴스
23일 일본 도쿄에서 아베 신조 일본 내각의 과거사 반성을 촉구하는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 AP 연합뉴스
이용수 할머니 위안부 증언에 2차대전 희생자委 등 연대행동“아베, 아무런 책임감도 없이 무고한 방관자처럼 행동해”

한국과 미국, 중국, 대만의 시민사회단체 인사들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역사 왜곡 및 과거사 수정에 항의하는 연대 행동에 들어갔다.

23일 오후 12시 15분 워싱턴 의회 레이번 빌딩 4층 2469호실에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참석한 가운데 워싱턴 정신대대책위원회 주최로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 장소는 교실 3분의 1 정도 공간에 한국과 미국, 중국, 일본 취재진 100여 명이 몰려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기자회견은 이 할머니의 위안부 피해 사실 증언으로 시작됐다. 이 할머니는 “역사의 산 증인이 이렇게 버젓이 살아 있는데 아베는 계속 거짓말을 하고 있다”면서 위안부 생활의 비참한 경험을 취재진 앞에서 증언했다. 이정실 워싱턴 정신대대책위원회장은 “아베 총리는 죄의식이나 책임감도 없는 무고한 방관자처럼 행동하면서 (가슴 아프다는 식의) 감정적 반응을 보일 것이 아니라 일본이 저지른 범죄와 역사적 사실을 직시하고 공식으로 사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워싱턴한인연합회 임소정 회장, 국제사면위원회(AI) 워싱턴지부의 티 쿠마 국제옹호국장, 데니스 핼핀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연구원, 아·태지역 2차 세계대전 만행 희생자 추모회 제프리 천 회장, 대만참전용사워싱턴협회 스탄 차이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쿠마 국장은 “아베 총리는 아마 이 할머니와 같은 용감한 분이 돌아가시면 모든 것이 끝나고 사람들도 잊어버릴 것으로 생각하고 ‘시간벌기 작전’으로 나올 수 있겠지만 이는 커다란 착각이자 실수”라고 말했다.

중국계인 천 회장은 “아베 총리가 지금과 같은 길을 고수한다면 훗날의 역사에 의해 규탄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베 총리는 주변국과의 갈등 악화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차이 부회장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정부와 일본군이 저지른 행위는 명백한 범죄로 지금처럼 역사를 부인한다면 일본은 절대 정상적인 국가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핼핀 연구원은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아베 총리 대신에 일본의 침략 역사와 식민지 지배를 사죄한 무라야마(村山) 전 총리를 (의회 연설에) 초대했어야 한다”면서 “그가 바로 일본의 영웅으로 노벨평화상 감”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이 끝나고 중국 CCTV는 현장에서 중계방송을 녹화했다. 미국 CNN도 현장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아사히(朝日)신문을 비롯한 일본 매체 기자들도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워싱턴 = 이제교 특파원 jk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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