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펀치’에 수출기업 비틀삼성전자 전년比 30.5% 급감… 도시바·파나소닉 실적과 대비

국내 간판 수출 기업인 현대자동차는 올해 1분기에 영업이익 1조5880억 원을 기록, 지난해 동기 대비 18.1%나 감소했다. 반면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차와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는 토요타의 경우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은 3863억 엔이었지만 올해는 6969억 엔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차가 마이너스 성적표를 받아들며 고전하는 동안 토요타는 ‘엔저(엔화가치 하락) 날개’를 달고 실적을 두 배 가까이 끌어올린 것이다.

‘원·엔 환율 900원대 붕괴’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국내 기업 실적과 수출 전선 전반에 ‘엔저의 먹구름’이 짙게 드리우고 있다. 국내 상장사들의 1분기 영업이익 증가율이 일본 상장사들의 3분의 1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수출 기업을 중심으로 실적 악화가 현실화되고 있다.

한국 경제의 성장엔진인 수출마저 4개월 연속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엔저 파고가 가뜩이나 성장 정체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한국경제를 코너로 거세게 몰아붙이고 있다.

24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코스피200지수 구성 종목 가운데 실적 전망치가 존재하는 151개 상장사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28조3250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27조1100억 원과 비교해 4.4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일본 상장사들의 경우 같은 기간 동안 영업이익이 6조7750억 엔에서 7조6070억 엔으로 12.28%가량 증가할 것으로 분석돼 증가세가 우리나라 기업의 3배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한 상장기업 관계자는 “일본 기업들의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는 것과는 달리 국내 기업들의 성적이 지지부진한 것은 엔저 영향으로 국내 수출 기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쟁력이 빠른 속도로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외에도 국내 수출 기업들의 경우 엔저의 직격탄을 맞은 모습이다. 일본 정보기술(IT)업체인 도시바는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이 1356억 엔이었지만 올해는 1577억 엔으로 16.30%, 파나소닉은 399억 엔에서 732억 엔으로 83.4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국내 대표 IT 업체인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30.51% 하락했다.

주요 수출 기업들이 엔저에 포위돼 악전고투하면서 수출 역시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관세청의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0일까지 수출액(통관기준)은 272억5400만 달러로 지난해 동기보다 11.1%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통상적으로 월말에 수출이 늘어나는 특성을 감안해도 이런 추세라면 4월 한 달간 수출액이 증가세를 기록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올해 들어 지난 3월까지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인 상황에서 4월 성적마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수출은 4개월 연속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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