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국 봉사 앞장선 워런 등 오바마 “슬픔 표현못해” 애도미군이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국경지대의 알카에다 근거지를 공습하다 미국인 인질 1명과 이탈리아인 인질 1명이 사망한 것으로 드러나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긴급 연설에 나섰다. 특히 미국인 희생자는 빈곤국 구호에 앞장서온 인도주의자 워런 와인스타인(73·왼쪽 사진) 박사인 것으로 확인돼 미국 현지 언론들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23일 AFP통신에 따르면 미 백악관은 이날 미군이 지난 1월 무인기(드론)를 이용해 아프간- 파키스탄 국경지대의 알카에다 근거지를 공습하다 인질 2명이 사망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사망자는 지난 2011년 8월부터 알카에다에 인질로 잡혀 있던 미국인 와인스타인 박사와 지난 2012년 1월 인질로 잡힌 이탈리아 구호요원 지오바니 로 포르토(오른쪽)다.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말로는 이 슬픔을 다 표현할 수 없다”며 “두 사람이 그 알카에다 기지에 있었는지 알 방도가 없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도 이날 긴급 애도연설을 통해 “당시 작전에 대한 책임은 모두 내게 있고, 이를 통감한다”고 밝혔다. 특히 미 명문 컬럼비아대를 졸업한 엘리트로 빈곤국 구호에 힘써온 와인스타인 박사에 대해 “자신의 삶을 고국과 파키스탄인들에 대한 ‘봉사 정신’으로 헌신한 인도주의자”라고 표현하며 “그는 한 가정의 가장이었지만 파키스탄인들을 돕고자 안락한 고향을 기꺼이 떠났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와인스타인 박사는 컬럼비아대를 졸업한 뒤 국제법과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풀브라이트 연구원으로 7개 언어에 능숙했다. 미 평사봉화단, J E 오스틴협회, 미국 국제개발국(USAID) 등에서 일하기도 했다. 베테랑 구호 활동가로서 40년 넘게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아프리카와 남아시아에서 봉사하다 파키스탄에 정착했다. 파키스탄의 낙농업과 가구산업을 키우는 데 힘쓰기 위해서였다. 동료들은 “파키스탄 전통의상인 살와르 카미즈를 즐겨 입고, 삼엄한 보안장치 없이도 행복하게 살았던 겸손한 분이었다”고 그를 추모했다.

와인스타인 박사의 부인은 “그동안 미국과 파키스탄 정부가 조치를 취해 남편이 석방되길 기대해 왔다”면서 “미국 정부가 이번 사건에 대해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조사를 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김리안 기자 knr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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