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81년만의 규모 7.8 강진… 최소 3218명 사망규모 6.7 등 강력 여진 계속
산악지역엔 눈보라 몰아쳐
병원 쏟아지는 환자 감당못해

구조작업 중단·재개 반복
‘골든타임’ 놓쳐 희생 눈덩이


네팔에서 81년 만의 대지진으로 3218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여진과 열악한 기상상황 등이 겹쳐 생존자 구조와 이재민 구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편 현지 병원은 쏟아지는 환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고 정부는 체계적인 구조작업을 하지 못하는 등 무능함을 드러내 네팔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멈추지 않는 여진=네팔에서는 지난 25일 규모 7.8의 대지진 발생 후 8시간 동안 65차례 여진이 발생하는 등 크고 작은 여진으로 피해 범위가 넓어지고 구조작업도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고 있다. 대지진이 발생한 지 하루 만인 26일에는 수도 카트만두 동북쪽에서 규모 6.7의 여진이 발생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이날 여진의 진원 깊이는 약 10㎞로 주변 약 50㎞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길거리에서 밤을 지새운 카트만두 시민들은 여진이 발생하자 소리를 지르며 안전지대를 찾아 뛰어다녔고 건물에 있던 사람들도 밖으로 뛰쳐나와 도시는 또다시 아수라장이 됐다고 AP 등은 전했다. 이날 여진으로 카트만두의 트리뷰반 국제공항은 한때 이착륙이 금지됐고, 인접국가인 인도에서도 여진이 느껴져 뉴델리와 콜카타의 지하철 운행이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열악한 기상상황=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열악한 기상상황은 현지 구조활동과 이재민 구호활동을 더디게 하고 있다. 지진이 발생한 직후 네팔 현지의 궂은 날씨와 무너져내린 건축물에서 발생한 먼지 등으로 구조작업에 난항을 겪었다고 AP 등이 전했다. 날이 밝은 뒤 구조작업은 활기를 띠었지만 ‘골든타임’을 놓친 탓에 생존자보다는 사망자가 더 많이 발견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이재민들은 흐린 날씨 속에서 담요 등만 걸친 채 광장 등에서 생활하고 있어 어린이와 노약자 등이 질병에 노출돼 있다. 수백 명이 고립된 것으로 알려진 에베레스트산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대규모 산사태가 일어난 산기슭 주변에는 눈보라 탓에 헬기 이착륙도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접근이 어려워지자 의료물품 등의 지원도 늦어지고 있고 사망자와 고립 인원 등도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취약한 사회기반 시설과 무능한 정부=AFP 등은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네팔 현지의 열악한 사회기반 시설이 이번 지진과 함께 완전히 붕괴돼 체계적인 구조·구호작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카트만두의 병원에는 환자들이 밀려들고 있지만 공간 부족 등으로 제대로 된 치료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의사들은 안전지역에 텐트를 설치하고 환자들을 받아 수술을 진행하고 있고 환자들은 텐트 앞에 긴 줄을 서 차례를 기다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팔 정부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경과 헬기를 동원해 수색 구조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각종 장비 부족과 시스템 부재로 구조작업이 더뎌지고 있다.

김대종 기자 bigpape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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