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네팔 카트만두 공항에서 인도 공군이 대지진으로 부상당한 어린이를 앰뷸런스로 옮기는 동안 어린이의 어머니가 울면서 뒤따라 가고 있다.
27일 네팔 카트만두 공항에서 인도 공군이 대지진으로 부상당한 어린이를 앰뷸런스로 옮기는 동안 어린이의 어머니가 울면서 뒤따라 가고 있다.
유엔보고서 분석“재해민만 200만명 달해… 의약품 부족 전염병 우려”

사망자는 4000명 넘어서… 하루새 1000명 이상 급증


네팔 대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4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생존자 구조 가능성이 있는 ‘골든타임’이 지나며 사망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유엔은 이번 지진으로 39개 지역에서 모두 800만 명이 직간접적 피해를 입었고, 전염병 등 추가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AFP는 27일 네팔 당국을 인용, 지금까지 네팔에서 4310명이 사망하고 7953명이 부상당했다고 보도했다. 하루 만에 사망자가 1000명 이상 증가한 것으로 에베레스트산 눈사태로 사망한 인원과 인접도시 사망자를 포함하면 4500여 명이 희생됐다고 AFP는 전했다. 사망자가 급격히 증가하는 것은 매몰자가 생존 가능한 골든타임 72시간이 지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번 지진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25일 정오에 발생, 28일 정오를 기점으로 72시간이 지났다.

생존자 구조가 더뎌지는 가운데 재해민들에 대한 구호품 부족과 전염병 발병 가능성이 제기되며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로이터는 27일 유엔 보고서를 통해 “네팔에서 일어난 지진 강도에 기반한 초기 추정에 따르면 이번 지진은 39개 지역에서 800만 명에게 피해를 끼쳤다”며 “가장 심각하게 피해를 본 지역은 11곳으로 재해민은 200만 명이 넘는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또 유니세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음식과 식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고 방수포부터 의약품까지 각종 구호품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도 유엔 보고서를 통해 네팔 현지에 홍역과 풍진 등 전염병을 예방하는 MR백신이 턱없이 부족해 전염병 발병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 같은 우려 속에 국제기구와 구호단체 등의 본격적 지원이 시작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4만 명이 3개월간 쓸 수 있는 분량의 의약품을 이날부터 나눠주기 시작했고, 유니세프도 의약품과 천막, 담요 등 120t 분량의 구호물자를 화물 수송기 두 대에 실어 네팔로 보냈다.

한편 이번 지진의 사상자 수는 오지 마을의 피해 정도가 밝혀지며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AP 등은 헬기 착륙조차 어려운 비탈진 산골 마을의 열악한 흙벽돌집이 대부분 파괴됐고, 길이 끊어져 구호품과 의료품 전달조차 어렵다고 전했다.

외신들은 네팔 당국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이번 대지진 사망자가 8000∼1만 명이 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으며 지난 1934년 1만700명이 사망한 네팔 역사상 최악의 지진에 필적하는 참사로 남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대종 기자 bigpape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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