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극위원회서 발언 업계 주목… 경영전면 나선지 1년만에 변화왕좌 다투지만 부품 서로 구입
특허소송 취하…협력관계 강화


이재용(사진) 삼성전자 부회장의 ‘프레너미(Frenemy) 실리 전략’에 업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프레너미는 친구(Friend)와 적(Enemy)의 합성어로 경쟁과 협력을 동시에 진행하며 서로 실리를 챙기는 관계를 일컫는 말이다.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지난 1년간 삼성전자의 가장 두드러진 변화로 프레너미 전략의 강화를 꼽고 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 2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삼극위원회(The Trilateral Commission)에서 인사말을 통해 “애플과 경쟁하고 있지만 삼성은 애플의 최대 고객사이고, 애플은 삼성의 최대 고객사다. 너무 (경쟁을) 걱정할 것이 아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극위는 ‘석유왕’ 존 데이비슨 록펠러(1839∼1937)의 후손인 데이비드 록펠러 전 JP모건체이스 회장이 1973년에 만든 민간단체다.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이 같은 발언을 ‘경쟁에는 양보가 없지만, 사업적 실리를 위해서는 언제든 협력할 수 있다는 프레너미 실리 전략의 전형’으로 해석하고 있다. 애플은 삼성전자와 스마트폰 부문에서는 왕좌를 다투는 경쟁자지만 부품 부문에서는 최대 고객사기도 하다.

사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지난 1년간 프레너미 실리 전략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 지난해 7월 삼성전자와 애플은 미국에서 벌였던 1차 특허소송의 항소를 전격 취하하며 협력관계를 강화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올 연말 출시될 차세대 아이폰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파운드리(위탁 생산)를 담당할 예정이며, 스마트시계인 애플워치에 들어가는 모바일 AP도 거의 전량 수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레너미 실리 전략은 삼성전자와 퀄컴의 관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6의 모바일 AP로 자체 개발 엑시노스를 탑재하면서 모바일 AP 시장에서 퀄컴과 경쟁을 선언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대부분의 전략 스마트폰에 퀄컴의 모바일 AP를 사용해왔다.

그러나 파운드리 분야에선 퀄컴이 삼성전자의 고객사가 됐다. 그간 주로 대만의 TSMC 등이 퀄컴의 파운드리를 담당해왔으나 삼성전자는 앞선 반도체 미세공정 기술력 등으로 TSMC를 밀어내고 퀄컴의 파운드리를 수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
임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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