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장 재량에 따라 제각각… 자녀 맡길 곳 없어‘속앓이’ 도서실 개방 등 대책 부족
여행·현장학습 꿈도 못꿔


서울에 거주하는 워킹맘 신모(44) 씨는 3년 전 이혼을 하고 직장에 다니며 홀로 두 딸을 키우고 있다. 신 씨는 고등학생과 초등학생인 두 딸이 단기방학에 들어가는 5월이 되기 전부터 걱정이 태산이었다. 올해 고등학교 2학년인 첫째 딸은 5월 23일부터 1주일간 방학에 들어가고 초등학교 6학년인 둘째 딸은 5월 1일부터 1주일간 방학에 들어간다. 신 씨는 지난달 새롭게 부서를 옮겼기 때문에 동료들의 눈치를 보느라 휴가도 마음대로 내지 못하는 상황이라 급한 대로 4일 하루 휴가를 내고 둘째 딸을 돌보기로 했다. 둘째 딸의 남은 단기방학 기간에는 친정어머니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하지만 첫째 딸의 방학에는 별다른 대책이 없다. 수험생인 딸이 집에서 혼자 밥을 챙겨 먹으며 학원에 다닐 생각을 하면 신 씨는 벌써 마음이 무겁다. 직장에 다니느라 평소에 제대로 챙겨주지 못해 늘 미안했는데, 단기방학을 맞아 안타까움이 더 커졌다.

1일 교육계와 학부모 단체 등에 따르면 5월 중 최대 열흘까지 이어지는 초·중·고 단기방학이 학교마다 달라 학부모들이 곤란을 겪고 있다. 맞벌이·편부모 가정의 학부모들의 경우 자녀를 맡길 곳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올해 처음 실시되는 5월 단기방학은 지난해 말 교육부가 ‘2015학년도 학사운영 다양화·내실화 추진계획’에서 제시한 학사 운영 모형 중 하나다. 이에 따라 전국 대부분의 초·중·고는 5월 중 짧게는 3∼4일, 길게는 10일의 단기방학에 들어간다. 학교마다 학교장의 재량에 따라 휴무일을 결정하기 때문에 학교마다 단기방학 기간이 제각각이다.

학교마다 다른 방학 기간 탓에 일반 가정에서도 자녀들을 돌보는 문제로 부담을 느끼고 있는 가운데 맞벌이·편부모 가정에서는 단기방학의 취지대로 여행이나 현장 학습을 가는 것은 엄두도 못 내고 있다. 학부모들이 없는 동안 어린 자녀들의 끼니라도 해결할 방법을 마련하느라 애를 태우고 있다. 교육부가 관련 대책으로 초등 돌봄교실 운영과 도서실 개방 등을 마련했지만 학교에 따라 운영 시간이 짧거나 급식이 나오지 않아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 많다. 단기방학 기간 자녀들을 직접 돌볼 수 없는 맞벌이·편부모 가정 학부모들은 아이돌보미라도 구해 자녀들을 맡기고 싶지만 형편이 어려운 가정에서는 비용 부담 탓에 이마저도 힘든 실정이다.

정유진 기자 yooji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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