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강서구 대저동 대한항공 테크센터에서 한 작업자가 에어버스사 A320 날개 부위의 부품인 샤크렛을 제작하고 있다.  대한항공 제공
부산 강서구 대저동 대한항공 테크센터에서 한 작업자가 에어버스사 A320 날개 부위의 부품인 샤크렛을 제작하고 있다. 대한항공 제공
⑧ 항공기 산업“많은 사람들이 대한항공을 단순히 여객, 화물 사업만 하는 회사로 알고 있는데 사실은 항공기 정비·제작·설계를 병행하는 세계 유일의 종합 항공사예요.” 30일 찾은 부산 강서구 대저동 대한항공의 항공우주사업본부 테크센터. 테크센터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당장 먹거리가 항공여객 사업이라면 가까운 미래 먹거리는 항공기 부품 제작, 그보다 먼 미래 먹거리는 무인기 사업”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대한항공

항공우주테크센터 샤크렛공장
에어버스와 1000억원대 계약
무인 틸트로터기 안정화 단계
5년후엔 시장규모 100억달러
제작 분야 키워서 사업 다각화


이 얘기를 증명해 보이겠다며 대한항공 측이 자신있게 보여준 곳은 샤크렛(Sharklet) 공장이었다. 샤크렛은 에어버스사의 항공기 날개 끝부분에 부착되는 탄소복합소재 재질의 구조물로 테크센터의 ‘히트상품’이다. 2010년 개발에 착수해 2012년 4월에 에어버스의 A320에 첫 납품을 시작한 뒤 지난 4월에는 세계 항공기 부품 제작사들과 경쟁한 끝에 약 1000억 원 규모의 A330 네오(NEO) 항공기 독점 공급권을 따냈다.

이날 샤크렛 공장에는 25명의 작업자가 길이 3m, 높이 2.5m 정도 크기의 부품에 매달려 제작 공정을 진행하고 있었다. 눈에 띄는 장면은 작업자들이 날개의 ‘ㄴ’자 부위를 끊임없이 확인한다는 점이었다. 김정민 대한항공 기술지원팀 부장은 샤크렛의 생명력이 바로 이 부위에 있다고 설명했다.

항공기 운항 시 날개 끝에 회오리가 발생해 공기 저항이 커지는데 샤크렛은 이를 최소화시켜 3.5∼4% 정도 연료 효율을 향상시킨다는 것이다. 김 부장은 “에어버스가 현재 생산 중인 A320뿐만 아니라 샤크렛 수주 전 이미 생산돼 운용 중인 A320에도 이 부품을 다시 장착하고 있다”며 “기술력으로 수요를 또다시 창출한 ‘신신성장동력’인 셈”이라고 말했다.

샤크렛의 포드식 컨베이어 생산 시스템은 독점 공급에 따른 높은 생산량을 위해 도입된 것으로 소품종 소량생산이 주를 이루는 항공기 부품 생산라인에서 찾아보기 힘든 공정이라고 테크센터 측은 설명했다. 지난 2012년 4월 첫 납품 후 현재까지 2200여 개 샤크렛이 생산됐고 지금은 월평균 50개의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 덕분에 대한항공의 민항기 부품 제조 사업에서 샤크렛은 가장 큰 매출액을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샤크렛의 성공으로 항공기 부품제작 업체의 이미지가 강해졌지만 대한항공이 1976년 설립한 항공우주사업본부는 사실 군용기 성능 개량 및 정비, 민항기 중정비·개조도 수행하는 항공산업의 종합 전문기지 성격이 강하다. 보잉, 에어버스와 손잡고 민항기 부품을 생산할 뿐 아니라 국군의 F-16, F-4E, 미 공군의 F-15C와 헬기인 UH-60 등 군용기 생산 및 정비도 맡고 있다.

최근에는 특히 미래 항공 산업의 새 동력으로 공언한 무인기 분야에 심혈을 쏟고 있다. 세계 무인기 시장 규모는 2000년 24억 달러에서 2010년 50억 달러로 증가했으며 2020년에는 100억 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등 10년 주기로 2배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유망 산업이다.

2004년 무인기 사업에 착수한 대한항공은 2007년 감시정찰용 무인기 KUS-7을 개발한 데 이어 2009년 12월에는 2단계 KUS-9 무인기 개발에 성공했다. 요즘에는 영상감지 기능이 뛰어난 사단 무인기 개발을 마치고 오는 6∼8월 내로 수주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 세계에서 2번째로 개발된 차세대 첨단항공기인 무인 틸트로터(수직으로 이착륙하고 수평으로 고속 비행하는 비행기)는 현재 안정화 비행시험 단계를 거치고 있다.

대한항공은 항공기 제작 사업이 가까운 미래에 도약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대한항공의 매출액 11조9000억 원에 비하면 테크센터 등을 포함한 항공우주사업본부가 올린 9201억 원의 매출은 얼핏 크지 않아 보이지만 2009년 이후 연평균 25% 수준의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 왔다는 점이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을 암시한다는 것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항공여객 업계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운데 항공기 제작 분야를 키워 사업 다각화를 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근평 기자 istandby4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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