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섬’ 하시마 유네스코 유산등재 임박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지속적인 과거사·영토 도발 행보가 예고된 가운데 또 하나의 대형 악재가 기다리고 있다. 일제강점기 때 조선인이 강제 징용됐던 일본 나가사키(長崎)현 하시마(端島·일명 군함도) 등의 유네스코(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임박했다. 시설 중 하나로 알려진 하시마 탄광은 징용 노동자 신분으로 일단 입소하면 죽어서야 빠져나갈 수 있다고 하여 ‘감옥섬’으로 알려진 악명 높은 곳이다.

이 같은 상황에 오기까지 손 놓고 있던 정부의 무개념 대응이 자초한 측면이 크다. 정부는 마지막까지 등재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으나 한계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 1일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일본은 한국의 항의에 대해 “1910년 이전 시설만 등재신청을 했을 뿐”이라며 “식민지와도 상관없고, 징용과도 상관없는 시설들”이라는 입장이다. 일본이 가차 없이 묵살할 게 뻔한 데도 무방비 상태로 있었던 탓이다. 이병현 주유네스코 한국대표부 신임 대사는 29일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이리나 보코바 사무총장에게 신임장을 제정한 뒤 “일제강점기 한국인이 강제동원된 일본 내 시설이 아픈 역사에 대한 사죄나 반성 없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가 추진되고 있어 우려스럽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 대사는 이 문제에 대해 유네스코 측이 건설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보코바 사무총장은 중립적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보코바 사무총장은 “한국과 일본 양국이 대화를 통해 해결책을 찾도록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문제를 인식한 뒤 4년여 동안 거둔 성과도 없다. 2011년 일본이 징용 관련 시설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로 하자 정부는 일본과 유네스코 회원국을 상대로 “세계문화유산 제도의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설명해왔으나 상황이 달라졌다는 소식은 없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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