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대체율 50%로 합의
‘무상 시리즈’ 이은 선심 정치
결국 국민들을 死地로 내몰아
국가부채가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의 ‘퍼주기’식 정책이 잇따르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국가 재정이 파탄 상태에 빠지면서 우리나라가 ‘제2의 그리스’로 전락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6일 기획재정부의 ‘2014회계연도 국가결산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국가부채는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 충당부채라는 ‘밑 빠진 독’을 채우느라 2011년 773조5000억 원에서 지난해에는 1211조2000억 원으로 불과 3년 만에 56.6%나 급증했다. 연금 충당부채는 당장 나갈 돈은 아니지만, 연금지급 의무에 따라 미래에 지급해야 할 것으로 예상되는 부채를 말한다.
우리나라의 재정 건전성 지표는 ‘복지 선진국’을 다수 포함하고 있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치보다는 아직 양호한 편이지만, 국가부채가 현재와 같은 속도로 증가할 경우 재정 파탄은 시간문제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 국가부채 급증의 ‘주범’은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 충당부채다. 지난해 기준으로 국가부채 증가분 93조3000억 원 중에서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 충당부채 증가분이 50.7%(47조3000억 원)로 절반을 넘었다. 경제활성화를 위한 적극적 재정운용에 따른 국채 발행 등을 위한 비용(46조 원)보다 많았다.
지난해 기준으로 공무원연금 충당부채는 523조8000억 원, 군인연금 충당부채는 119조8000억 원이었다. 앞으로도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국가 재정의 건전성을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이처럼 국가 재정이 파탄 일보 직전인 상황에서 여야가 이해 당사자들의 눈치를 보느라 재정 절감 규모가 턱없이 부족한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내놓은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더욱이 권한도 없는 일부 여야 의원들이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소득 대비 연금 수령액 비율)을 50%로 올리기로 합의한 것은 국민들을 ‘사지(死地)’로 내모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이날 국회 처리에 진통을 겪은 연말정산 보완 대책 관련 법안에도 당초 정부 안에는 들어있지 않던 방안이 포함돼 있다.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에서 여야가 총급여 5500만∼7000만 원 근로자의 근로소득세액공제 한도를 63만 원에서 66만 원으로 3만 원 올리는 데 합의한 것이다. 여기에는 333억 원의 세수가 추가로 투입돼야 한다. 정부의 연말정산 보완 대책으로 근로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는 면세자들이 지나치게 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정치권이 또다시 ‘선심성 정책’을 내놓은 것이다.
지난 선거에서 ‘무상 시리즈’ 공약으로 국가 재정에 엄청난 부담을 안겨준 정치권이 공무원연금 개혁과 연말정산 보완 대책에서도 퍼주기식 정책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현 상태가 지속될 경우 우리나라가 곳간이 거덜 난 그리스를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선택 한국납세자연맹 회장은 “이번 여야 합의안은 공무원노조와, 공무원연금 기수급자, 퇴직 후 연금 축소를 꺼리는 고위 관료들의 꼼수와 몽니에 정치권이 사실상 백기를 든 것”이라며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50%로 높이기 위해 보험료를 인상할 경우 강력한 반대 운동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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