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6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지난 2일 합의한 공무원연금 개혁안(案)은 국민에게는 등을 돌린 채 노조 편만 들면서 ‘꼼수’로 일관하다시피 한 사실이 거듭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개혁’은 말뿐이고 실질은 ‘개악(改惡)’임이 더 구체적으로 확인되고 있는 것이다. 공무원들이 ‘조금 더 내고 조금 덜 받게 해’ 다소나마 국가 재정의 부담을 줄였다는 주장부터 속임수일 뿐이라는 사실이 대표적이다. 공무원연금의 적자 보전금을 장기적으론 줄이지도 못하면서 되레 공무원들에 대한 특혜를 더 키우기까지 한 것이다.

공무원이 매달 내는 연금보험료인 기여율은 현행 7%를 5년 동안 9%까지 올리고, 퇴직 후 수령연금액을 결정할 때 평균 연봉에서 재직 연수와 함께 곱하는 비율인 지급률은 현재 1.9%를 20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1.7%까지 내린다는 것부터 야바위에 가깝다. 재정 절감 효과도 최대 6년에 불과하고, 그나마 현행 수령액을 5년 간 동결하기 때문일 뿐인데 마치 장기적인 대폭 절감인 것처럼 오도하고 있다.

국민 세금으로 메워야 할 공무원연금의 올해 적자보전금은 2조9133억 원이다. 여야가 합의한 바에 따르면 2020년까진 2조 원대를 유지하게 되지만, 2021년부터 3조 원을 넘어서서 2023년 4조 원, 2024년 5조 원, 2025년 6조 원 등으로 급증한다. 눈속임 꼼수는 이 밖에도 많다. 연금 수령 개시 연령을 국민연금에 맞춰 2033년에 65세로 한다면서 2022년부터 61세로 늦추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이미 2013년부터 61세로 연장했다. 현재 20년인 최소 가입 기간을 10년으로 단축해 웬 만큼만 근무하면 특혜를 누리게 하겠다는 것도 역주행이긴 마찬가지다. 이른바 소득재분배 미명 하에 평균 월급 300만 원 이하의 중하위직 공무원은 되레 현재보다 연금을 더 받게까지 했다.

공무원노조를 합의 당사자로 참여시키면 이처럼 빗나가게 마련이다. 김대중정부가 2000년 공무원연금 적자를 국가재정으로 보전하도록 법제화를 주도한 것도, 이명박정부가 지급률 0.2%포인트 인하에 그치는 ‘무늬만의 개혁’을 한 것도 공무원노조에 휘둘렸기 때문이다. 김 대표부터 “비판을 겸허하게 수용한다”는 말만으로 넘어가선 안 된다. 야당을 설득해, 노조를 배제하고 명실상부한 개혁을 이뤄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 기대에 못 미치는 것으로 아쉽게 생각한다”고 밝혔지만, 여야의 ‘야합(野合)안’은 국민을 정면 배반한 것이다. 국회가 끝내 개악 안을 통과시킨다면, 박 대통령은 ‘국민의 편에 서서’ 거부권을 행사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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