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이틀 앞두고 … 90代 독거노인의 쓸쓸한 죽음요양보호사 신고로 주검 발견… 찾아오는 이 없이 외롭게 살아

임신 중에 남편 여의고 홀로 금지옥엽 키운 아들… 미국으로 간뒤 소식도 없어


20년 넘게 혼자 외로이 지내던 초등학교 교사 출신 90대 노인이 어버이날(8일)과 스승의 날(15일)을 앞두고 쓸쓸한 죽음을 맞아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7일 서울 종암경찰서와 이웃 주민들에 따르면 A(여·97) 씨는 초등학교 교사 출신으로 정년퇴임을 한 뒤 서울 성북구 집에서 20년 넘게 홀로 살았다.

165㎡(50평대) 자택을 소유하고 있는 데다 연금을 받아 생활비로 쓰다 보니 경제적으로는 부족함이 없었지만, 찾아오는 혈육이 없어 늘 외로움을 토로했다. 3년 전에는 계단에서 넘어지면서 다리를 다쳐 거동이 조금 불편해졌고, 언제부턴가 치매 증상을 보여 일주일에 두 번 방문하는 요양보호사의 보살핌을 받아야 했다.

A 씨는 지난 6일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전화를 받지 않는 것을 이상히 여긴 요양보호사가 경찰에 신고하면서 발견된 것. 간이 키트 검사결과 사인은 급성 심근경색으로 드러났다.

A 씨에게는 미국으로 이민 간 아들 B씨가 유일한 혈육인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B 씨를 임신했을 때 남편을 여의고 홀몸으로 아들을 금지옥엽으로 키웠지만 B 씨가 미국으로 간 뒤에는 좀처럼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A 씨 사망 당시 아들 B 씨는 미국이 아닌 부산에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한 달 전부터 개인적인 사정으로 한국에 들어왔지만, 어머니를 찾지는 않았다고 한다”며 “한국에 있으면서 노모의 임종도 지키지 못했으니 본인도 마음이 편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한 ‘2014 노인실태조사보고서’에 따르면 노인 가운데 자녀와 함께 사는 비율은 1994년 54.7%에서 2004년 38.6%로 줄었고, 지난해에는 28.4%까지 감소했다. 통계청이 집계한 지난해 독거노인 수는 131만7000명으로, 2005년 77만7000명보다 69.4%나 증가했다. 통계청은 오는 2025년엔 224만8000명, 2035년 343만 명으로 독거노인 수가 크게 늘 것으로 예상했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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