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집 펴낸 백낙청 교수

문단과 시민사회의 원로로 언제나 인터뷰 대상이었던 문학평론가 백낙청(사진) 서울대 명예교수가 인터뷰어로 나섰다. 그가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각계 전문가 일곱 명을 만나 한국 사회가 처한 위기 상황을 듣고 그 해법을 모색했다. 공식 인터뷰 후 추가 질문과 답변이 오갔고, 몇달간의 결과물은 대담집 ‘백낙청이 대전환의 길을 묻다’(창비)에 묶여 출간됐다.

6일 낮 서울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출간 기자 간담회에서 백 교수는 이번 대담 작업의 출발점을 ‘대전환’이라고 설명했다.

진보와 보수라는 이념적 이분법을 떠나 한국 사회가 대전환을 모색해야 한다는 전제와 당위에서 기획됐다는 것. 진보, 보수라는 이념적 틀과는 다른 기준, ‘한국사회의 변혁을 원하는가’ vs ‘원하지 않는가’라는 대립적 프레임 구도에서 제대로 된 대전환을 희망하고, 이를 위해 현장에서 일하는 이들을 통해 그 실천 방안을 모색하려 했다고 한다.

백 교수가 창비 기획팀과 의견을 나누며 선정한 일곱 분야, 대담 상대 일곱 명은 정치 평론가 박성민(정치), 정대영 송현 경제연구소장(경제), 교육 평론가 이범(교육), 김연철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남북관계), 김영훈 전국철도노동조합 위원장(노동), 안병옥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소장(환경), 사회학자 조은 동국대 명예교수(여성)이다. “각 분야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온 분들로, 우리 사회에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절실하게 생각하는 분들, 이를 위해 실질적인 일을 하려는 사람들”이라고 백 교수는 밝혔다.

이와 함께 현장에 밀착돼 실무에 강한 인물, 보다 유연하게 외연을 확대할 수 있는 대중적 인물, 새로운 관점을 들려줄 수 있는 전문가 등도 인터뷰 상대를 선정하는 주요 기준으로 작용했다.

그렇다면 대전환이라는 목표를 위한 구체적인 실천 방안은 무엇일까. 백 교수의 답은 ‘적공’이다. “사전적으로 공력, 공덕을 쌓는다는 뜻으로 무엇인가를 이루기 위한 토대를 준비한다”는 의미로 실천적 일감을 마련하고 연마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쉽게 말해 각자의 분야에서 내공을 쌓는다는 의미다. 다소 추상적이긴 하지만 동시에 매우 구체적인 답이기도 하다.

한편 백 교수는 인터뷰어라는 새로운 작업이 상당한 체력을 요구했다고 밝혔는데, 대담집인 만큼 백 교수의 저작 중에서 가장 대중적 접근성이 높은 책으로 볼 수 있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최현미

최현미 논설위원

문화일보 /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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