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사례… 스웨덴 등 건전성 악화로 결국 연금 근본구조 바꿔당정이 처음 제시했던

공무원·국민 통합방안

장기적으로 추진나서야


정부와 새누리당이 당초 추진했던 공무원연금개혁 안은 국민연금과 장기적으로 통합하는 구조개혁이었다. 그러나 결국 여야 합의로 미시적 모수개혁에 그쳐 오는 2021년이면 공무원연금 적자가 현재처럼 매년 2조여 원이 발생해 또 추가 개혁을 논의해야 하는 등 유럽 선진국들이 했던 실패를 답습하는 위기에 처했다. 이 때문에 다시 구조개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처음 제시됐던 정부기초 안과 새누리당 안은 신·구 공무원을 분리해 기존 공무원이 연금 기여금을 현행보다 더 내고, 지급금은 줄이며 새로 임용되는 공무원은 퇴직수당을 대폭 상향하는 대신 장기적으로 국민연금과 통합하자는 것이 골자였다. 새누리당 안은 재직 공무원의 지급률을 현행 1.9%에서 1.25%까지 내리고 신규 공무원은 1.0%로 내리면 2016년부터 2085년까지 632조7000억 원을, 정부 기초 제시안은 각 1.5%·1.0%까지 내리면 564조4000억 원의 재정을 절감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왔다. 장기적으로 국민연금과 통합되면 형평성도 높이고, 미래세대를 위한 재정 건전성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그러나 여야 합의안은 신·구 공무원 통합으로 기여율을 소폭 올리고, 지급률을 소폭 내리는 모수 개혁에 그쳤다. 유럽 선진국들도 오랜 시간에 걸쳐 모수 개혁을 추진했지만, 수지 불균형으로 결국 다시 재정 건전성이 약화되면서 최근 다시 구조개혁 방안을 논의하는 등 공무원연금개혁에 있어 구조개혁은 필수적인 상황이 됐다. 스웨덴의 경우 1990년대에 소폭씩 기여율을 높이고 지급률을 낮추는 모수개혁을 실시했지만, 2000년대 들어 인구 고령화에 따른 재정 지출 증가 문제가 불거졌다. 결국 2003년에 공무원연금의 근본적 구조를 확정급여형에서 확정기여형으로 바꾸는 구조개혁을 단행했다. 즉, 연금액을 미리 확정하지 않고 사회경제적 상황에 따라 연금 수급액이 자동으로 변화하도록 한 것이다.

유럽이 모수개혁 실패 이후 구조개혁을 추진하는 것에는 그리스 재정위기에 따른 위기감도 한몫했다. 2008년 경제위기 당시 그리스의 국가 재정적자 가운데 무려 50%를 연금지출이 차지했다. 이 때문에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허수의 ‘333조 원’ 감축액을 고려해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높이자는 주장은 설득력을 잃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한눈에 보는 연금 2013’에 따르면 우리나라 평균소득 근로자의 소득대체율은 39.6% 미국(38.3%)과 일본(35.6%)보다 오히려 높다.

또 한국의 보험료율은 소득대체율 40% 기준으로 9%인데, 한국보다 보험료율이 낮은 나라는 보험료로 사회보험을 운영하는 26개국 중 이스라엘(6.9%)뿐이다. 이탈리아가 50%를 초과하는 소득대체율은 유지하고 있지만, 이는 보험료율이 33%에 달해 가능했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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