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국민약속 못지켜” 與선 불쾌한 표정 역력 文 “합의 파기 사과해야”

공적연금 강화를 둘러싼 논란 끝에 공무원연금 개혁안의 4월 임시국회 처리가 불발된 것에 대해 청와대는 7일 “여야가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내지 못해 유감”이라며 여야 정치권에 공무원연금개혁과 국민연금 개편을 분리 대응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오전 10시 30분 김성우 홍보수석이 공식 입장을 발표하기까지 청와대는 회의에 회의를 거듭, 발표 내용의 수위를 조절했다. 야당뿐 아니라 여당을 향한 청와대의 불편한 심사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여야가 합의했던 공무원연금 개혁안은 개혁의 폭과 속도에 있어 최초에 개혁을 하고자 했던 근본 취지에 많이 미흡했지만 여야가 합의해 추진하는 개혁의 출발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두고자 했다”며 “그러나 갑자기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을 연계해 국민에게 큰 부담을 주도록 했던 것은 반드시 국민적 여론 수렴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문제의 발단이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 연계에 있다는 점을 지적함으로써 야당은 물론 여당에도 책임이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새누리당) 대표, 새누리당은 합의파기로 이 같은 사태를 초래한 데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문 대표는 “타협의 기나긴 여정이 청와대의 말 한마디에 단 3일 만에 부정돼 버렸다”며 “결국 박근혜정부는 신뢰의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며, 신뢰가 무너지면 사회적 대립과 갈등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강기정 정책위의장은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 제출 여부를 논의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청와대를 향한 공개적인 비판은 자제하고 있으나 불쾌한 표정이 역력하다. 대신 야당을 비판하면서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 필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새정치연합의 몽니 부리기로 끝내 처리되지 못해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한편 여권의 한 핵심 관계자는 이날 “여야 대표가 합의하기 전에 박 대통령은 청와대 관계자를 통해 ‘이런(공무원연금개혁을 위해 국민연금을 연계하는) 식이면 공무원연금개혁을 안 하는 게 낫다’는 메시지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김 대표는 이 같은 기류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전날 공무원연금개혁안의 본회의 처리를 무산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의 한 핵심 당직자는 “공무원연금개혁안이 상당 기간 표류하거나 개혁안 자체가 무산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고 당내 기류를 전했다.

오남석·이화종·윤정아 기자 greentea@munhwa.com
오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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